상 경기 한파에도 은행권 사상 최대 실적… 연봉 인상률·성과급↑
중 기준금리 내리는데 꿈쩍않는 대출 금리…서민고통 가중
하 경기불황 가속화…은행권 고통 분담 나서야
높은 대출금리와 소비 부진 등으로 연체율이 10∼11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은행권은 지난해보다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높은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를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통을 외면하자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촉구하기도 했다.
9일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지역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1조10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6.1%인 1조4000억 증가했다.
지난 2021년부터 늘던 도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2분기 1조1000억원 감소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3000억원 줄어들며 증가세가 멈췄다.
연중에는 6.1% 감소해 전국 17곳의 시도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 중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인 ‘취약차주’ 비중은 늘고 있다.
자영업자 전체 대출에서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14.8%에서 지난해 말 15.3%로 0.4%p 상승했다.
또 지난해 충북지역 자영업 영위 연체차주의 대출 잔액은 8600억원으로 2023년 말 대비 4 2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자영업자 전체 대출에서 연체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2023년 말보다 2.1%p 높아졌다.
취약 연체차주의 대출이 3800억원 증가하면서 취약 자영업자가 돈을 빌린 뒤 제때 갚지 못하는 비율도 25.2%로 12.2%p 상승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에도 영업점은 대폭 줄였다.
온라인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악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강조해왔던 사회적 책임이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순 영업점 축소보다는 기능과 역할을 재편해 운영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2023년 말 대비 3월말 기준 영업점 증감 규모는 △KB국민은행 -25개 △신한은행 -57개 △우리은행 -52개 △NH농협은행 -36개다. 하나은행만 5개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총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지난 2월 현재 3790개로 이미 약 1년 1개월 사이 137개 줄었다. 이달 말 KB 영업점 폐쇄가 마무리되고 다른 은행들에 변동이 없다면 무려 165개의 지점이 없어지는 셈이다.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거두고도 비용 절감에만 치중해 금융 취약계층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고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어 간 것을 고려할 때 경영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금융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 퇴색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끝>
/김재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