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트럼프가 관세를 무기로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한국도 25% 관세부과 대상이었지만, 중국과 미국의 맞짱 승부로 한국은 잠시 숨 쉴 틈을 찾았다. ‘난리’라고 표현해야 하나?
초기 트럼프의 관세 무역 전쟁 상대는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인 듯했다. 유럽연합은 우선 협상을 선택했지만, 여전히 보복 관세를 준비 중이고, 캐나다 역시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멕시코는 90일 유예로 추가 관세를 회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불안한 국가다.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을 우호국으로, 우선 협상 대상국으로 선택하며 불길을 피해 가는 듯하지만, 방위비 분담이 협상 옵션으로 숨겨져 있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S&P500지수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널뛰기 상황이다. 세계 각국의 불안한 경제 상황이 비용 증가 및 공급망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미(對美) 무역국 대부분 국가가 미국과 무역 협상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관세 정책에 대한 미국 유권자의 부정적 반응도 70%에 달했다.
중국은 그야말로 상호 난타전 같다. 미국의 항공, 우주, 자동차, 농업, 식품, 반도체 등 제품에 8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의 소비재 상품에 의존하는 미국은 곧바로 중국산 125% 관세로 대응했다. 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일반 대중은 미국과 중국의 승부는 어떻게 결말이 날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관련 국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극도의 긴장 상태로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장기화 우려다.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 미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소비 지출과 기업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였고, 결국 기업들이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AI 로봇 의존 비율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며, 성장 정체와 물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장기화하면 글로벌 무역 구조에 공급망 자체의 지각 변동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앞선다.
솔직히 대한민국 서민은 이런 저세상 이야기들을 잘 모른다. 그렇지만 쓰나미가 온다는 것은 사실이다. 당장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고, 미국 달러 대비 환율도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다. 지금으로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영세상공인들 역시 장기화 대비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당장 생산공정 효율성을 높여 혹독한 원가절감을 실현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같이, 가능하다면 비용 절감을 위한 최신 기술을 신속히 수용해야 한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며 매출 증대와 재고 관리 등 우선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역과 상관없는 한국산 제품 비중을 늘려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지금의 위기 상황을 소비자에게 ‘Made in Korea’ 신뢰성으로 다가서는 전략적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다. 정부 지원 사업 등 위기 상황 시 시행되는 다양한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적극 활용하여 재정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충성도 높은 ‘단골’ 고객과의 신뢰 쌓기는 가장 강력한 생존 비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는 우선 더 스마트한 지출이 필요하다. 국산 제품 의존 비율을 높이고, 할인프로모션을 잘 살피자. 수입 과일 육류 가격을 살피고, 제철 품목이나 저렴한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가계 자금의 부채 비율이 높거나 저축이 없다면 가계 예산 구조를 재조정해야 하는 시기다. 고용 불안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비상금과 같은 3~6개월가량의 지출 완충 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계의 효율적인 지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최신 모바일 금융 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생존하자! 생존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