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10조원대…홍콩 ELS 기저효과도
금리 하락기 예금금리 빠르게 내려 이자마진 방어

자영업자들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4대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은 1분기(1∼3월)에만 5조원 가까이 벌어들이면서 역대급 기록을 이어갔다.

시장금리 하락 기조에 예금금리를 빠르게 내리면서 이자마진이 크게 줄지 않았고, 은행에서만 대출 자산이 1년 새 64조원 넘게 불어난 덕에 이자이익이 10조6000억원대로 증가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금융의 1분기 순이익이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4조2215억원)보다 7074억원(16.8%) 불어났다.

KB·신한·하나금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6973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420억원)보다 62.9% 급증했다. 1분기 기준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을 내면서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냈다.

2위인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883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3215억원)보다 12.6% 늘었다. 역시 1분기 기준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나금융그룹도 지난 2015년 하나·외환 공식 통합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277억원으로, 작년 1분기(1조340억원)보다 9.1% 늘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156억원으로, 작년 동기(8240억원) 대비 25.3% 감소하면서 유일하게 뒷걸음쳤다.

이렇게 희비가 엇갈린 데는 지난해 1분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KB(8620억원)·신한(2740억원)·하나금융(1799억원) 수천억대 손실 배상 비용을 실적에 반영한 것과 달리, 우리금융은 75억원만 반영했다.

IBK기업은행도 올해 1분기 814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 동기 대비 3.8% 늘었으며, 분기 실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지만 이자이익이 불어나면서 금융지주 실적을 뒷받침했다.

4대금융의 1분기 이자 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작년 동기(10조4046억원)보다 2373억원(2.3%) 증가했다.

KB금융(3조2622억원)이 2.9%, 신한금융(2조8549억원)은 1.4% 늘었다.

하나금융(2조2728억원)과 우리금융(2조2520억원)도 각각 2.4%씩 증가했다.

금융지주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보다는 높거나 비슷했다.

통상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수익성이 나빠지지만, 이번엔 은행들이 발 빠르게 예금금리를 내린 영향이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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