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욕구로 식욕, 수면욕, 성욕 등이 꼽힌다. 성욕의 경우 해소 하지 못한다고 해서 생존하는데 큰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나머지 다른 욕구는 해소하지 못했을 경우 목숨이 위태롭다.
식욕은 생존에도 매우 중요하지만, 해소하면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욕구다. 오죽하면 식도락, 미식 등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행위에 대한 단어도 따로 있다. 실생활에서도 많이 쓰인다.
사람이 살면서 '오늘은 뭐 먹지'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매년 진행되는 행사에서 음식과 관련해 끊기지 않는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25~26일 충북 충주 일대에서 진행된 장애인체전이 그 대표적인 예다.
25일 진행된 개막식에서 선수단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쌀밥에 멀건 된장국, 무말랭이, 김치, 김 3장, 깻잎지, 풋고추가 전부 였다. 여기에 막걸리만 더해진다면 과거 60~70년대 농민들이 먹었던 새참이나 다를 바 없는 구성이다.
이 도시락이 더 논란이 되는 이유로는 위 같은 메뉴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단가가 9000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자릿세를 포함하면 1만2000원이라는 거액이 지불됐다.
이 가격이라면 인근 식당에서 밥을 사 먹고 오는 것이 가능하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공장제 도시락은 2개 이상 구매할 수 있다. 내용물도 편의점제가 훨씬 낫다.
지난해 진천에서 진행됐던 충북 장애인체전에서 제공됐던 도시락과도 많은 비교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첫날 점심으로 민물장어구이와 돼지불고기 등 15가지 메뉴가 담긴 도시락이 제공됐고, 이어지는 식사도 간장 불고기, 떡갈비 등 메인 반찬을 포함해 매 끼니마나 8~9찬이 제공됐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업체는 "주문량이 몰려 준비가 미흡했다"고 해명하고, 충주시장애인체육회도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9000원이던 단가를 6000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업체와 협의했는데, 굳이 문제가 불거진 지역 업체와 계약을 다시 이어간다는 발상이 어찌 나온지 모를 일이다.
지자체나 지역에 연고를 둔 체육회는 상생을 위해 행사가 열릴 때마다 지역 업체를 우선 선정한다는 취지는 좋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상생을 위한 것이지, 누군가의 배를 불려주려고 하는 행위는 아니지 않겠는가.
해당 문제는 이번 충북 장애인체전에서만 불거지지는 않았다. 앞서 있었던 잼버리때에도 식음료 제공이 부실해 논란이 됐었고, 파리 올림픽에서도 부실한 식사가 문제가 됐었다. 국제적인 행사에도 이런 추태가 벌어졌는데, 국내 행사에서는 오죽할까.
충주에서는 오는 5월 도민체전이 열린다. 2027년에는 대전, 세종, 충북, 충남에서 전 세계 150개 국에서 1만5000영이 모이는 하계 세계대학 경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먹는 문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득은 한번 보면 끝일 수 있지만, 한번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는 오래도록 지속된다. 어떤 행동이 롱런할 수 있는 행동인지 답은 나와 있다.
이번 실수를 반면교사 삼아서 앞으로 열릴 행사에선 '부실한 도시락' 논란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