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조병하 속이상쾌한내과·건강검진센터 원장
고혈압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00mmHg 이상인 경우는 2단계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로 혈압이 많이 높지 않으면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방치되기 쉬운 질환이기도 하다. 가끔은 합병증이 나타나고 나서야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고혈압은 크게 일차성(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일차성 고혈압이다. 한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운동 부족, 비만, 흡연, 음주, 불규칙한 식사 습관 등도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준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고혈압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의 5-10% 정도는 이차성 고혈압이다. 이차성 고혈압은 특정한 원인으로 인하여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으로 원인에는 콩팥실질병, 콩팥동맥협착,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크롬친화세포종, 쿠싱증후군,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등이 있다. 40세 이상의 젊은 환자, 최근 급격히 조절되지 않는 혈압, 저항성 고혈압, 광범위한 고혈압으로 인한 장기의 손상 등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고혈압 치료의 기본은 약(항고혈압제)을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약복용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 교정이다. 특히 체중 1kg을 감량하면 수축기 혈압이 1.6mmHg, 이완기 혈압이 1.3mmHg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 금주를 하는 것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는 나트륨 섭취가 많은 편이어서 가능하면 싱겁게 먹고 국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외 매일 30분 이상의 꾸준한 유산소 운동 및 스트레스 관리도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 내원하여 혈압을 측정하는 것도 좋지만 가정용 혈압계를 활용하여 혈압을 측정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안정된 상태에서의 혈압 측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전 또는 저녁 취침 전에 혈압 측정을 권고한다. 의자에 기대어 앉아 5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혈압 측정 30분 내 흡연 및 카페인 섭취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혈압계 커프를 심장 높이로 유지하고 혈압 측정이 완료될 때까지 움직이거나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혈압 측정 후 1분 쉬었다가 한번 더 측정하는 것을 권고한다. 가정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낮은 경향이 있어 135/85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고혈압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증상이 없다고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알맞은 약물 복용과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적절한 범위내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평소 검진 때 혈압이 높다고 듣거나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다면 혈압계를 하나 구입하여 매일 아침 혈압을 측정해보는 것도 혈압 관리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