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는 일정 기간 국내총생산(GDP)이나 소득, 고용, 생산 등의 지표가 하락 또는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활동의 여러 부문에서 전반적인 위축과 감소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통상 실질 GDP가 2분기 연속 감소하면 침체로 규정한다.
경기 침체는 서민과 자영업자 등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무너져 내리게 한다.
이를 증명하듯 고물가와 경비 부진 등으로 식품 구매와 외식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이 2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와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부터 내리 감소세다. 음식료품과 외식 소비는 한 쪽이 줄면 다른 쪽이 늘어나는 등 보완적인 경우가 종종 있지만 둘 다 줄어들기는 어렵다.
의식주 중 먹거리는 소득 등 외부 요인이 변해도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필수재로, 조리된 음식을 사 먹거나 식자재를 사서 요리해 먹거나 둘 중 한쪽을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점 소비가 크게 줄었던 2020년이 대표적인 사례다.당시 음식점 생산은 16.0% 급감했지만, 집밥 수요가 늘면서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13년 만에 최대폭(4.6%) 급증했다.
지금처럼 음식료품 소비와 외식 소비가 동시에 줄어드는 것은 특이하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 있는 현상이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21년까지 매년 증가했지만 2022년 2.5% 줄어든 뒤 3년째 줄었다. 처음엔 배달 음식 수요가 늘어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제는 배달 매출을 포함한 전체 음식점업 생산이 감소세다.
음식점업 생산은 코로나19 때 급감했다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반등에 성공했지만, 2023년 0.7%, 2024년 1.9% 잇따라 줄었고 감소 폭도 커졌다.
전방위적인 먹거리 소비 감소세는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됐다. 올해 1분기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0.3% 줄었다. 음식점업 생산은 3.4% 줄며 2023년 4분기(-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식품 물가 고공행진이 이런 추세를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 물가는 2023년 이후 이상기온 등 영향으로 폭등세를 보이며 소비자물가를 견인해왔다. 농산물 물가는 최근 안정세를 보이지만 이번에는 작년 말 고환율 기조가 시차를 두고 수입 원재료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가공식품·외식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4.1% 올라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식물가도 3.2% 오르며 작년 3월(3.4%) 이후 13개월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경기 부진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해진 점도 먹거리 소비 위축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건설업 생산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20.7% 줄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24.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건설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탄핵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으로 등록한 업체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정보가 공개된 2004년 이후 최저치다. 건설업계가 처한 어려움은 시공 능력 평가 100위 안팎의 중견 건설사와 지방 대표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줄줄이 법원 회생 신청을 하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다음달 들어설 새 정부의 빠르고 강력한 경제 활성활 대책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