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

전국시대 위나라 방총은 세자와 함께 인질로 잡혀가면서 훗날 자신을 참소하는 자들이 있을 것이니 위왕에게 이를 경계하라고 진언한다. 한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하면 믿지 않을 것이나 세 사람이 말하면 믿게 되니 비방을 멀리하라는 뜻이었다. 위왕은 약속했지만 훗날 방총은 끝내 참언의 희생양이 되었다. 삼인성호의 고사다. 증자의 어머니는 자식이 사람을 죽였다는 소리를 듣고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자 담을 넘어 달아났다. 공자의 제자로 효성이 극진한 증자조차 세 사람이 말하면 어머니가 자식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믿어버렸다. 증삼살인의 고사다.

삼인성호 증삼살인은 가짜 뉴스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 악의적인 거짓말을 반복하면 진실로 인식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사실확인 전에 간악한 자들은 이권을 충분히 챙기고 우매한 대중은 잊어버린다. 화자를 공격함으로써 사실을 부정하는 수법도 오래됐다. 조선왕조 예종실록에 따르면, 조선 초 남이의 역모는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좌제가 엄격히 적용되던 조선왕조에서 여러 명의 고발자가 나선 것도 증좌 중 하나다. 하지만 유자광이 고변의 중심인물이었고 훗날 사림과 척을 졌다는 이유로 유자광은 희대의 간신으로 남이는 누명을 쓴 억울한 충신으로 재평가됐다.

건강과 관련된 허위 과장 또한 폐해가 심각하다. 전문가를 맹신하는 순진성과 과학 미신에 경도된 무지로 인해 신뢰도와 파급력이 높다. 하루에 일정량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은 많은 이가 부작용으로 고생한 지 오래나 아직도 믿는 이가 많다. 탄수화물을 배제하고 단백질 위주로 식사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수많은 질병을 야기하나 열풍이 뜨겁다. 전문가나 비전문가를 막론하고 다양한 마케팅에 동원되어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 대다수 건강기능식품은 한약재를 가공한 것으로 판매 및 광고가 의료법에 저촉되며, 체질과 병증에 맞지 않아 오히려 건강을 손상함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양방은 한의학을 말살하기 위해 온갖 비방을 일삼았다. 허위 사실의 반복과 확대 재생산을 통해 진실을 호도해왔다. 정작 간과 신장을 심각하게 손상하는 것은 양약이나 한약을 먹으면 간이 손상된다고 참훼한다. 오히려 한약은 간이나 신장 손상을 치료한다. 탁월한 효과로 미국과 유럽 의료계가 매혹된 지 오래인 침은 신경을 손상한다고 음해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한의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방해하는 한편, 자신들은 IMS라는 별칭으로 침을 도용하고, 한약을 주성분으로 하는 조인스정 스티렌 지텍 등 천연물신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한 지 오래다. 전문적인 한의학 지식 없이 침을 흉내 내고 한약을 처방하니 부작용이 속출하나 환자나 보건당국은 개의치 않고 있다. 양의학은 과학 미신으로 신성시된 지 오래다.

반면 빠르면 1, 2회 침 시술로 완치되는 염좌 질환은 전혀 효능이 없는 처치로 2, 3주 끌면서 고질병으로 만들어 쉬이 재발하게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은 초기에 식생활 개선만으로도 자가 치료되며 중증이라도 침과 한약으로 쉽게 치료됨에도 불구하고 혈압강하제 혈당강하제 등을 남용하면서 평생 양약을 먹어야 한다고 세뇌한다. 갑상선 질환 또한 침과 한약으로 근본 치료되는데 호르몬 요법과 수술로 평생 양약을 복용하게 하거나 조직 손상으로 회복 불능 상태로 만들고 있다. 대부분 질환이 그러하다. 양방의 이런 작태는 의료기기가 첨단화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의 산물인 의료기기는 환자를 현혹하여 ‘과학 미신’으로 인도하는 도구로 악용된다.

가짜 뉴스의 선전 선동은 대중의 판단을 오도하므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다. 여차하면 중우정치로 전락한다. 이를 막으려면 국민이 현명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어 있어야 한다. 선전 선동에 좌우되면 간교한 독재자의 지배를 받게 되며 건강은 강탈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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