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단골 회식메뉴이자 희노애락이 담긴 국민 외식 메뉴 '삼겹살'도 쉽사리 먹기 힘든 시대가 왔다.
삼겹살뿐만이 아니다.
한 자릿수 인상률을 보이는 먹거리들은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새 정부는 경기불황과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먹거리를 비롯한 전체 물가 상승 억제에 온 힘을 다 해야 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248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상승했다.
이는 평년 가격(2020~2024년 중 최대·최소 제외한 3년 평균) 대비로도 7.9% 높은 수준이다.
삼겹살보다 저렴한 돼지고기 앞다리살 가격 역시 100g당 1436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9%, 평년 대비 19.4%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돼지고기 전반에 대한 수요 증가와 도매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산지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수입 단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냉동 수입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472원으로 1년 전보다 3.2%, 평년보다 7.8% 비쌌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인 품목도 일부 있으며 전체적인 소비자물가는 2%ㄹ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물가 상승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는 유독 먹거리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외식물가는 3.2% 올라 13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짜장면, 칼국수, 햄버거, 치킨, 김밥은 1년 전보다 5~8% 올랐다.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도 3~5% 올랐다.
냉면은 한그릇 가격이 1만5000~2만원으로 3년 새 22%나 뛰었다.
가공식품 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오징어채는 1년 새 가격이 47%나 올라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초콜릿은 21%나 올라 16년여 만에 가장 높다.
커피·딸기우유 등 가공우유 제품, 커피류도 7~8% 이상 올랐다.
김치는 21%, 맛김은 15% 가격이 상승했다. 라면 가격도 최근 두 달 새 4~7% 올랐다.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물가는 몇년 동안 쉼없이 올랐다.
한 번 오른 가격은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고 숨죽이다 기회만 되면 다시 오른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은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고 이는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와 투자, 생산의 연쇄적 위촉을 초래한다.
구내식당 이용하기, 외식 줄이기 등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 이상 졸라맬 허리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곡소리가 여기저기 쏟아지는 상황까지 왔다.
경기가 불황일 때 먹거리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외식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대신 음식료품 소비가 늘어난다.
밖에서 사먹는 대신 집에서 값싸게 해먹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상황은 이례적으로 음식료품과 외식소비가 동반 하락 중이다.
올 1·4분기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3.4% 떨어져 2023년 4분기(-4.7%)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도 0.3% 하락했다.
이처럼 두 지표가 3년째 동반 하락하는 것은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히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면서 가계경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명백한 빨간불이 들어왔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팍팍하기만 한 국민들의 삶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충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