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왔다. 거대 양당은 물론 의회의원 후보들까지 앞다퉈 거리유세에 나섰고 각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수많은 공약 중 지역 실정에 맞고 실현 가능한 것이 있는 반면, 때마다 반복해서 거론만 될 지켜지지 않는 공약도 난무하고 있다.

이런 공약들은 때론 지역사회에 독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하게 공언되고 있다.

지켜지지 않는 공수표 공약들은 대부분 아랫돌 빼 윗돌 괴는 형식으로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격이며 일시적으로 주민의 눈을 멀게 하는 공약들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충북 '1호 공약'으로 나란히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민간 전용 활주로를 신설해 청주공항이 수도권을 대체하는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청주공항의 열악한 인프라 문제는 그 방법론만 상이했을 뿐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현안이다.

18대 대선에서 당선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충북을 위한 7대 공약에 청주공항 경쟁력 강화 지원을 포함했지만,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20대 대선에서 겨뤘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는 청주공항의 신활주로 재포장·연장과 여객청사·화물청사 확충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이 또한 국가 지원 사업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지금은 김영환 충북지사의 제안으로 촉발된 민간 활주로 신설이라는 새로운 대안이 급부상한 상태이다.

대선, 총선, 지선 때마다 반복되는 청주교도소 이전은 올해에도 나왔다.

이 공약의 경우 민감한 문제여서 어디로 어떻게 이전할것인지 구체적인 안이 세워졌어야 한다.

이 후보는 20대 대선 때도 청주교도소 이전을 공약한 바 있다.

2012년 총선을 시작으로 각종 선거 때마다 여야 후보들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막대한 이전 비용과 대체용지 문제로 여태껏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백두대간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공약 역시 20대 대선에 이어 재등장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공통 공약이었는데, 이 후보는 이번에도 충주호와 단양8경은 호반 관광·휴양벨트로 연결하고, 소백산·속리산·장령산·민주지산을 잇는 백두대간 탐방벨트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충주호 문화예술 리트리스와 백두대간 관광벨트 및 숲속 힐링센터를 조성해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정당의 환경 공약도 20대 대선의 재탕이다.

이 후보는 당시와 마찬가지로 청주 미호강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반면 김 후보는 대청호 주변 지역의 주거·관광·교육·복지시설 입지 제한 개선 등 환경규제 완화를 약속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의 공약과 일치한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약은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실현 시키질 못할 공약을 내세운 것은 유권자들을 기망한 것과도 다름없다.

공약을 결정하는 것은 후보와 당의 몫이지만 부디 임기응변식의 공약 남발만은 자제하기 바란다.

구체적인 계획과 차별성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끌어내고, 이를 관철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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