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한현우 보건학 박사·전 이화여자대학교 외래교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2급 호흡기 감염병으로 결핵과 폐렴구균 감염증을 정하고 있는데 특별법으로 결핵예방법이 있다. 두 질환은 원인균과 전파양식, 예방법에서 서로 다르다. 결핵은 결핵균의 감염에 의해서 발병하며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병원체에 의해서 발병한다. 결핵은 주로 공기를 통하여 전염되고 폐렴은 비말감염외에 직접접촉을 통하여 감염이 용이하여 공중보건학적 중요성이 크다.

폐렴은 미생물로 인한 감염이 원인으로, 세균, 바이러스이거나 드물게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되기도 한다. 기타 화학물질이나 구토물 등의 이물질 흡인, 가스의 흡인, 방사선 치료 등에 의해 비감염성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폐렴에 걸리면 폐에 염증이 생겨서 폐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폐 증상과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적인 증상이 있다. 폐 증상으로는 호흡기계 자극에 의한 기침, 염증 물질의 배출에 의한 가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고름 같은 가래가 나올 수 있고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염증이 침범한 경우 숨 쉴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염증에 의해 발열이나 오한을 호소하기도 한다.

폐렴은 환자의 건강 상태, 폐렴의 원인균 등에 따라 경과가 다르며 폐렴이 진행하여 패혈증이나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폐의 부분적인 합병증으로 농흉, 폐농양,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세가 가벼운 환자의 경우, 입원할 필요는 없으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 등의 경우 입원치료가 권장된다.

호흡기 감염병인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둘째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받으면 개인의 감염과 집단 내에서 전파를 막을 수 있다.

결핵은 기원전 7천 년 경 석기 시대의 화석에서 그 흔적이 발견된 이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병으로, 1882년 독일의 로버트 코흐(Robert Koch)가 결핵의 병원체인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우리나라 결핵 신 환자수는 2024년 현재 14,412명, 전체 환자수는 17,944명으로 꾸준하게 감소중인데 그중 65세 이상은 10,534명(58.7%)이다. 우리나라는 1962년 국가결핵관리 사업을 시작한 이래 결핵 전문 국립병원(공주, 마산, 목포)을 설치하고 결핵 퇴치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OECD 38개국 중 발생률 2위, 사망률 5위로서 높은 편이다. (국립공주병원은 최근에 폐지)

결핵은 주로 폐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미세한 침방울 혹은 비말핵에 의해 직접 감염되지만 감염된다고 하여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대개 접촉자의 30% 정도가 감염되고 감염된 사람의 10% 정도가 결핵 환자가 되며 나머지 90%는 평생 건강하게 지낸다. 발병하는 사람들의 50%는 감염 후 1~2년 안에 발병하고 나머지 50%는 그 후 일생 중 특정 시기인 면역력이 감소하는 때 발병한다.

결핵은 일반적으로 항결핵제만 꾸준히 잘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완치여부와 무관하게 결핵에 의해 감염된 폐는 다양한 형태로 후유증이 남는다. 이는 폐실 질에서부터 흉곽에 이르기까지 전체 흉부 어디에도 가능하며 석회화된 결핵종, 폐 실질 내 공동, 기관지 확장증, 기관지 흉막루, 기흉 등이 있다.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중에도 객담 검사에서 항산균이 계속 검출된다면 약제내성 결핵을 의심하는 데 대부분 불규칙한 복용 때문이었으나 최근에는 처음부터 약제내성 결핵에 감염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결핵을 예방하려면 BCG 접종을 해야 한다. 백신은 우형 결핵균의 독성을 약하게 하여 만든 것으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결핵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백신이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접종을 받으면 발병률이 1/5로 줄어드는데,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특히 BCG는 폐결핵뿐 아니라 사망률이 높은 소아의 결핵성 뇌막염이나 속립성 결핵 예방효과가 높아 가능한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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