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적해 범행 동기를 차단하고, 피해자들의 실질적 회복을 돕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24년 차 베테랑 경찰관인 김동관 충북경찰청 범죄수익추적 수사팀장(53·경위)의 말이다.
범죄수익추적 수사는 계좌분석, 회계분석, 현장지원,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등을 통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분야다.
부산에서 일반 회사 전산 담당자로 근무하던 김 팀장은 2001년 사이버수사 특채로 경찰에 임용됐다.
그는 "전산 분야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었다"며 "최초 결정을 내렸을 때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로 근무하게 된 그는 사이버범죄와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서 14년간 전문성을 쌓아왔다.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경찰수사연수원 교수요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충북청에서 범죄수익 추적 수사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고, 2020년 8월부터 범죄수익추적수사 팀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김 팀장이 그간 이룬 성과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먼저 전국 최초로 무선 공유기를 이용한 PC방 해킹 사건을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해결했다. 이를 토대로 작성한 논문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서 발표됐고, 석사 학위를 그에게 안겨주기도 했다.
또 170억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한 의료재단 대표에게 전국 최초로 의료법 위반을 적용, 29억8000만원을 추징 보전하고, 베트남 마약왕의 범죄수익금 18억6000만원을 추징 보전했다.
회사 자금을 80억원 횡령한 사건에서도 회계 분석을 통해 범죄 수익을 차단하고, 피해 회복에 기여했다.
김 팀장은 특유의 꼼꼼함과 자기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이 같은 실적을 냈다.
그는 "우리는 숫자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때문에 보고서에 오타는 용납해도 숫자 틀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업무에 필요해 전산회계 자격증까지 땄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주관 국제 치안교육 사업에도 참여해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 수사관들에게 최신 사이버버죄 수사 기법을 전수하기도 했다.
그는 "음란물·도박사이트의 서버를 분석해 범죄수익을 특정하고,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며 "범죄수익 추적은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범죄수익 추적은 범죄예방 효과가 큰 수단 중 하나다. 통상적으로 범행의 목적이 수익성인 만큼 몰수, 추징 등을 통해 금전적인 이득을 원천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조에 힘입어 국회에서도 적용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김 팀장은 "범죄는 금전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범죄수익추적수사를 통해 금전적인 이득을 차단해 버리는 것이 범죄 예방과 피해 회복에 가장 효과적"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수사는 결국 피해회복이다. 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적해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수사를 펼쳐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우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