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가장 든든한 발판은 높은 투표율이다.
또한 높은 투표율은 정치인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일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채찍이다.
투표는 국민 개개인이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주권행사 방법이자 간접민주정에서 국민의 총의를 취합해 정치에 반영토록 하는 수단으로 그 의미가 크다.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대변할 대표자를 선출하며 선출된 대표자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다.
투표는 민주사회 구성원의 권리이자 책임이며 의무다.
내 목소리를 대변한 사람을 뽑을 수 있는 권리이자 당선인 선출에 따른 변화에 대한 최종 책임을 가지게 된다.
사회 발전에 대한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수행하는 간접적 방법이기도 하다.
투표권의 보장은 그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기초적이자 중요한 척도로 '고작 한 표'라는 표현은 있을 수 없다.
낙선 후보에게 갔든 무효 처리가 됐든 민주주의에서 투표에 참여한 한 표가 갖는 무게는 가늠할 수 없다.
실제 2008년 재보궐선거에선 개표결과 동수가 나왔다가 재검표 결과 구겨진 1장이 나오면서 당선이 결정된 사례가 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경기도 광주시에서 박혁규·문학진 후보는 3표차 개표결과가 나왔고 재검표 결과는 2표차이로 바뀌었다.
2022년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김동연·김은혜 후보가 붙어 선거인수가 1100만여 명이나 됨에도 단 8913표차로 김동연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는 투표수 10만3000표 중 단 497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도 했다.
이런 극단적인 예를 들지 않더라도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후보와 박빙의 승부 끝에 당선된 후보가 유권자를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낙선 후보의 지지표라도 그 수가 많으면 당선자도 이를 신경써야 한다.
다음 선거를 대비하기 위해서 정책 설정에 낙선 지지층의 의사도 어느 정도 반영하게 된다.
낙선한 후보에 투표했으니 내 표는 사표(死票)가 됐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사표는 낙선한 후보에게 돌아간 표가 아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잠자는 표가 죽은 표다.
잠자는 표가 많은 수록 정치인들은 정치질 하기가 편하다.
정치인들을 불편하게 만들수록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율이 직전 대선보다는 낮았지만 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적극적인 자기 권리 행사에 나섰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지지도와 투표율이다.
투표 참여는 속되게 말하자면 '내가 너에게 너에게 이득을 줄테니 너도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줘라'라고 하는 맞트레이드다.
참여하는 유권자만이 그들에게 요구사항을 말할 자격이 있다.
국민들은 투표 참여로 정치인들을 들들 볶아야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휘둘려야 한다.
국민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 나라의 주권자(主權者)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주권자인 국민들이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는 국민의 갖는 가장 큰 힘이고 미래를 바꿀 원동력이라는 것을.
/충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