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세안 10개국 관세청장 회의
FTA 디지털 인증 시스템 공동 추진
마약류 합동단속 성과 공유… 아태지역 협력 확대
세관 인력 역량 향상 위한 교육 협력도 탄력
복잡해지는 글로벌 교역 환경 속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무역 질서 강화를 위한 디지털 협력과 국경범죄 대응 체계 고도화에 본격 나섰다.
관세청 고광효 청장은 4일 브루나이에서 영상으로 열린 '21차 한-아세안 관세청장 회의'에 참석해, 아세안 10개국 관세 책임자들과 디지털 통관 기반 확대, 마약 밀수 대응 강화, 세관 인력 양성 등 주요 아젠다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전자원산지증명서 교환 시스템(EODES)' 구축 계획을 소개하며, 태국·필리핀과의 시범 운영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시스템은 자유무역협정(FTA) 하 원산지 증명 정보를 실시간 전자 교환해 수출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통관 속도 향상과 물류비용 절감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고광효 청장은 "무역에서의 신속성과 투명성은 디지털 기반에서 비롯된다"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EODES를 공동의 통관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어 지난 2024년 7~8월 아세안과 공동 수행한 마약 밀수 단속 작전의 성과도 공유했다. 당시 단속으로 61건, 131.8kg에 달하는 불법 마약류가 적발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단속 범위를 아시아·태평양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
아세안 측은 "한국의 실질적인 수사 정보와 공조가 지역 안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올해 작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회의에서는 또한 지난 1년간 한국 관세청이 주도한 세관 인력 대상의 연수·훈련 프로그램 성과도 발표됐다.
한국은 향후 각국 상황에 맞춘 맞춤형 역량배양 과정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아세안 측은 "공공기관 운영 역량과 전문성 향상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하고 지속 협력을 희망했다.
고광효 청장은 "아세안은 대한민국의 핵심 무역 동반자이자 국경범죄 대응의 전략적 협력국"이라며 "더 유연하고 안전한 무역 환경 조성을 위해 실효성 있는 공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