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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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공약한 주주 친화적 정책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며 코스피는 나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72p(1.55%) 오른 2855.77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이며 이달 2일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4거래일 연속 이어진 결과다. 장중에는 한때 2867.27까지 오르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흐름을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76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나흘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4일에는 1조507억원, 5일에는 980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721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도 2297억원어치를 팔았다.

외신도 이러한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 템플턴 등 글로벌 펀드들이 한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정부의 주주권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정책이 주요 투자 이유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확대하는 증시 개혁안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대통령은 "주식시장을 자본주의 심장으로 삼아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6만원을 넘기도 했으나 5만98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22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10.04%), 현대차(4.32%), 기아(2.36%) 등 자동차주와 KB금융(4.14%), 하나금융지주(5.58%) 등 금융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정책 기대와 관련된 종목도 급등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임명되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상한가(29.92%)를 기록했고, 카카오뱅크(20.21%), 카카오(16.03%) 등 카카오 계열주도 동반 급등했다. 암호화폐 관련주인 한화투자증권(9.26%), 우리기술투자(7.66%)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일부 이차전지주는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 엘앤에프는 골드만삭스의 ‘매도’ 의견 영향으로 9.51%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2.06%), 삼성SDI(-2.01%) 등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1.06% 오른 764.21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1516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알테오젠(5.16%), 파마리서치(4.59%) 등 바이오 관련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3조9673억원, 7조553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정규마켓 거래대금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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