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실버대학, 나주숲체원서 자연 치유형 체험
천연염색·테라피·레크리에이션 등 건강 프로젝트
"나이 들수록 이런 배려가 더 크게 와닿아"

▲ 행사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 행사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가르며 속삭이는 숲속, 웃음소리와 따뜻한 인사말이 오가는 힐링 여행이 펼쳐졌다. 

자연을 품은 프로그램 속에서 노인들은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청춘'을 다시 꺼내 들었다.

한마음실버대학은 지난 9~10일까지 이틀간 국립나주숲체원에서 '청춘 수학여행 숲체험'을 진행했다. 

▲ 한마음실버대학 청춘 수학여행 숲체험 참가자들
▲ 한마음실버대학 청춘 수학여행 숲체험 참가자들

이번 행사는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노인 약 110명이 참여해 오감을 일깨우는 체험과 교류의 시간을 보냈다.

고령사회 속 점점 고립돼 가는 노인들의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숲이라는 공간이 가진 치유력에 주목해 구성됐다. 노인들은 △천연염료로 손수건을 직접 물들이는 '숲 한 빛깔' △작은 소도구를 활용해 혈류 순환을 돕고, 명상으로 마음의 긴장을 푸는 '건강숲 테라피' 등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경험했다.

▲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에 있다
▲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에 있다

무대 위에서는 △초청 가수의 감성 무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레크리에이션 △몸을 푸는 건강 체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며, 노인들은 프로그램 내내 진심 어린 호응으로 화답했다. 낯선 이들과 어색했던 첫 만남도, 얼음 깨듯 녹아버린 '아이스브레이킹' 프로그램 속에서 어느새 정다운 웃음으로 바뀌었다.

이유신씨(80)는 "살면서 이런 대접을 받긴 처음이다. 음식을 넘치게 챙겨주시고, 잠자리도 편안하게 배려해 주셨다"며 "그동안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틀 동안만큼은 정말 가족처럼 환영받는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에도 이렇게 신나게 놀아본 적이 없었다. 평생 기억할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한마음실버대학 관계자는 "노인들은 누군가의 진심 어린 관심과 존중을 원하신다"며 "이번 숲체험은 정서적 안정, 사회적 유대,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통합 복지형 프로그램이었다. 앞으로도 백세 시대에 맞는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숲은 사람을 품는다. 이틀간, 한마음실버대학과 함께한 노인들의 발걸음 속엔 치유와 회복, 다시 시작되는 '두 번째 청춘'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 숲체험은 단지 짧은 여행이 아닌, 노인들 마음 깊숙이 오래도록 남을 삶의 전환점이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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