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 매각 지연‧대출 불안 겹쳐…입주 수요 위축 뚜렷

충청권 아파트 입주율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주택 매각 지연과 잔금 대출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수요자들의 입주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5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7.2%로 전월 대비 6.5%p 하락했다. 이 가운데 대전·충청권의 입주율은 61.4%로, 전월(73.2%)보다 무려 11.8%p나 떨어졌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는 수도권의 평균 하락 폭(1.8%p)이나 비수도권 평균(7.5%p)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로, 충청지역의 입주 여건이 그만큼 빠르게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산연은 입주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34.0%), 잔금 대출 미확보(28.0%), 세입자 미확보(22.0%)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충청권은 전세 수요 정체와 매매 지연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입주 포기나 지연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7월부터 시행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 확대,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수요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전망 지수에도 반영됐다. 6월 전국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는 87.9로 전월 대비 7.2p 하락하며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입주 여건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충청권을 포함하는 도 지역의 전망 지수는 10.3p나 하락한 81.2로, 모든 권역 중 가장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이는 실제 입주율 하락과도 궤를 같이한다.

주산연 관계자는 “충청권은 최근 분양 시장의 회복 기미와는 달리 입주 단계에서의 심리 위축이 뚜렷하다”며 “기존 주택 처분과 금융 조건 개선 등 실거주 여건이 안정되지 않으면 입주율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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