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2023년 청주공장 증설을 통해 수처리 필터 사업의 성장을 예고했으나, 석유화학 부문 부진과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택하며 해당 사업을 1조4000억원에 매각한다.

LG화학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워터솔루션’ 사업 부문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Glennwood PE)에 양도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글랜우드는 이번 인수 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LG화학과의 협상을 거쳐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대상인 워터솔루션 사업은 지난해 기준 매출 2220억원으로, LG화학 연결 매출의 약 0.45%에 해당한다. 해당 사업부의 자산총액은 3770억원(2023년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약 0.40% 수준이다.

LG화학은 2014년 미국의 나노H2O를 인수하며 수처리 사업에 진출했고, 청주공장에 역삼투압(RO) 멤브레인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바닷물을 정수해 산업용수로 바꾸는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일본 도레이(Toray)에 이어 글로벌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청주공장을 증설하며 향후 5년 내 해당 사업을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악화와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 등으로 인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핵심 육성 분야인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진입장벽 확보에 따라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