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안의 독립운동·종교촌·구전 설화까지
길 위에 새겨진 지역의 뿌리…관광자원화 박차
옛 기억 담은 이야기… 문화유산·민중신앙 복원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로 정체성 되살려

▲ 계룡하늘소리길 스토리텔링 완성. 작산단군전(1913년)
▲ 계룡하늘소리길 스토리텔링 완성. 작산단군전(1913년)

계룡시가 야심차게 조성 중인 '계룡하늘소리길'이 지역의 깊은 역사와 잊힌 이야기를 품은 명품 탐방로로 거듭나고 있다.

충남 계룡시는 지역 고유의 역사와 설화, 문화유산을 한데 엮은 '계룡하늘소리길 스토리텔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콘텐츠 확산과 관광 활성화에 나선다,

이번 작업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신도안의 잊힌 흔적들과 민간신앙의 문화적 흐름, 구전되던 전설 등을 길 위에 풀어낸 기획형 역사 복원 프로젝트다.

스토리 구성은 고려 말~조선 초 신도읍지로 낙점됐던 신도안의 전설에서 출발해, 동학농민군과 의병이 거쳐 간 근현대사의 흐름, 일제강점기 위장 독립운동 중심지로 떠오르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시기까지 다층적으로 구성돼 있다.

1970년대 종교촌 정화운동과 1983년 군본부 이전으로 인한 마을 철거까지의 과정도 담아내어, 과거 회상이 아닌 역사적 궤적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했다.

특히 계룡시는 그간 문헌이나 주민 구술에만 머물러 있던 잊힌 기록들을 시각 자료와 결합해 생생히 재현했다.

▲ 계룡산 용화사(1980년)
▲ 계룡산 용화사(1980년)

△충남 최초의 단군 숭배지인 '작산단군전'과 하마비 △천오백 년 전통의 고찰 '용화사' △수몰지구 주민들의 애환이 서린 '작산저수지' △한 시대를 풍미한 '계룡산관광호텔'의 변화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속인 '떡보살'의 설화 등 다양한 이야기가 탐방로 곳곳에 배치된다.

이응우 계룡시장은 "하늘소리길은 시간의 조각을 되짚어보는 문화유산 회랑"이라며 "시민과 탐방객이 이 길을 걸으며 우리 지역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다시금 마주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책자, 웹툰, AR 콘텐츠 등으로 이야기를 확장해 지역 내외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역사와 체험, 교육이 결합된 융합형 관광콘텐츠로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계룡시는 연말까지 작산단군전 하마비 이전을 포함해 용동2구 제단 복원, 삼신당 우물 개방 등 역사문화 자원의 실물 복원도 함께 추진한다.

또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기반으로 문화해설 프로그램과 연계 체험활동도 개발할 계획으로, '걷는 길'에서 '머무는 길'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계룡=이한영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