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하부 관통형 소화기기' 첫 시연…원격조작
배터리팩 내부 직접 소화약제 주입…열폭주 차단
11대 전국 보급…대전 포함 6개 시·도 시범 운용
대전소방본부가 전기차 화재 현장 대응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18일 유성소방서에서 진행된 '전기차 하부 관통형 소화약제 방사기기' 시연회는 기존 화재 진압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진보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시연된 장비는 ㈜리모빌리티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진화장비로, 유압 방식의 노즐이 전기차 하부 배터리팩을 관통해 내부에 직접 소화약제를 주입하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장비 조작 전 과정을 원격으로 수행할 수 있어, 고열과 폭발 위험이 높은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의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유성소방서 차고 앞에서 열린 시연에는 대전소방본부 본부장을 비롯해 대응조사과장, 대응총괄팀, 유성소방서 직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장비의 실제 작동 방식과 주요 기능, 운용 때 유의사항 등을 집중 교육받았다.
시연에 투입된 '전기차 하부 관통형 소화약제 방사기기'는 모두 11대가 전국에 시범 배정됐다. 대전에는 1대가 배정됐으며, 서울(3대), 부산(1대), 인천(1대), 세종(1대), 충남(1대), 전북(1대), 경북(1대) 등 일부 지자체도 함께 운용을 시작한다.
대전소방본부는 이번 시연을 통해 장비의 현장 투입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추후 전기차 화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특수 화재 발생 시에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김문용 대전소방본부장은 "최근 전기차 확산과 함께 화재 유형도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진압 방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이번 장비는 배터리 화재의 핵심 원인인 열폭주를 차단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대원이 직접 차량에 접근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전 확보 측면에서도 큰 진전이며, 앞으로 현장 중심의 장비 운용과 시나리오 기반 교육 훈련을 통해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소방본부는 전기차, 수소차, ESS 등 미래형 모빌리티와 신재생 에너지 기반 설비에서 발생하는 특수화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장비 도입과 실증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