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보며] 한현우 보건학 박사·전 이화여자대학교 외래교수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공중보건 서비스를 혁신하고, 더욱 효과적인 건강 증진 및 질병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본 칼럼에서는 AI를 활용한 질병발생 예측, 맞춤형 진료, 보건정책 수립, 환경오염감시, 식중독위험 예측 등 공중보건 분야에서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질병 감시 및 발병예측이다. AI는 감염병의 발생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예측하여 초기 대응과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역학 데이터, 인구 이동 정보, 소셜 미디어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한 AI는 특정 지역의 감염병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선별하여 선제적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특정 바이러스의 변이 추이를 분석하여 백신 개발 방향을 제시하거나, 감염 확산 경로를 추적하여 효과적인 방역 전략 수립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시기적절한 개입을 가능하게 하며, 실제로 COVID-19의 확산 추적에 활용된 바 있다.
둘째,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이다. AI는 개인의 건강 검진 데이터, 유전체 정보, 생활 습관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질병 발생위험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개인 및 가정용 헬스케어 디바이스를 통한 데이터 수집을 통해 전문의 수준의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건강관리 모델이 구현될 수 있다.
또한 AI 의사 면허제도 도입으로 의료데이터를 신속 정확하게 분석하여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환자의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함으로써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셋째, 공공보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책개발이다. 공공보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개발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건강 형평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인구 고령화, 저출산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건강 문제를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예컨대 AI는 특정 지역의 만성 질환 유병률을 분석하여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 및 돌봄 수요를 예측하여 정책 수립을 지원할 수 있다.
넷째, 환경오염감시와 위험도 예측이다. 환경 오염 감시, 기후 변화 영향 예측 및 대응 등 환경보건 정책에 기여할 수 있다. 기상 데이터, 위성 자료, 환경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지역의 환경 위험도를 예측하고, 주민에게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함으로써 환경성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기후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적응 및 완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섯째, 식중독 발생 감시 및 예측이다.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생 문제를 예측 관리하는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식품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식중독 발생위험 지역 및 시기를 예측하고, 식품 안전 관리 기준 준수 여부를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 식품 안전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여 안전한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
여섯째, 맞춤형 보건교육 콘텐츠 개발이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효과적인 보건교육 콘텐츠 개발 및 제공에 활용될 수 있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자료를 맞춤형으로 생성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더불어 개인의 식습관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영양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건강한 식단을 추천하는 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AI를 활용한 감염병 유행감시, 데이터 분석과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의 AI 기반 진단보조 시스템 활용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 보건의료체계가 도입되면 의사소통을 겸비한 공중보건서비스가 이행되어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만, AI 의사 면허 도입에 대한 의료계, 정부, 시민, 학계 등 이해관계자 간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2024년 12월 26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을 제정하였으며 2025년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AI 기술과 공중보건 전문가의 협력을 통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