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문화 소외를 넘는 첫걸음

▲ 충북문학관·미술관 조감도.
▲ 충북문학관·미술관 조감도.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도립 문학관과 미술관이 없는 지역은 충북과 세종, 강원이 유일하다. 충북지역은 빠른 경제 성장과 첨단산업 유치에도 불구하고 도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문화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충북도는 옛 자치연수원 용지에 문학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 현황, 성공적인 문화시설 조성을 위한 제언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상] 문화 소외를 넘는 첫걸음

[중] 충북복합문화시설 밑그림 나왔다

[하] 어떻게 짓고 운영할 것인가

충북도가 청주시 상당구 옛 자치연수원 터에 충북 문학관과 도립미술관 건립을 본격화하며 20년 숙원사업이 실현 궤도에 오르고 있다. 충북은 도립미술관이 없는 전국 3개 시도 중 하나로, 도민들은 “왜 우리만 없는가”라는 상대적 박탈감을 오랫동안 느껴왔다. 이에 따라 이번 문화복합시설 조성은 단순한 기반시설을 넘어서 도민 문화 자존감 회복의 출발점이자 충북 문화예술의 미래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충북은 강원도, 세종시와 함께 도립미술관이 없는 지역이지만, 이들 지역은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충남과 경북도는 이미 도립미술관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은 산업과 경제 분야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문화 인프라 확충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2023년 충북도 자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6.6%)이 문화시설이 부족하다고 응답해 도민 삶의 질을 위한 문화 향유 공간이 절실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문학관과 미술관은 단지 작품을 보고, 기록을 보존하는 공간만이 아니다. 문학과 예술을 창작하고 체험하며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 플랫폼이다. 이번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 건립은 전시와 체험, 교육과 창작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전시실과 북카페, 창작공간은 물론, 입주작가 교류공간과 방문객 편의시설까지 두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돼 도민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문화시설은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생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은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과 발표를 돕는 발판이자,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이 문학과 미술을 통해 감성과 상상력을 키우는 배움의 장이 될 수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은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문화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한다.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은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옛 자치연수원 터(16만3049㎡)에 들어서며, 기존 연수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일부 증축해 전체면적 1만5676㎡ 규모로 조성된다. 리모델링 2개동(문학관 4396㎡, 미술관 5620㎡)과 증축 1개동(5660㎡)으로 구성되며, 기존 공간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지역 자산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입히는 지속할 수 있는 발전 모델로도 주목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번 문학관과 미술관 건립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도민의 문화적 삶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이 되도록 꼼꼼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 건립은 단순한 시설 건립이 아니다. 충북의 문화 위상을 높이고, 도민 누구나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왜 우리에겐 없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 여정이 ‘이제는 우리도 있다’는 긍정적 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재옥기자

●이 보도는 충북언론인클럽 취재지원 사업에 선정돼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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