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수가 80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성인 인구 기준으로 보면 100명 중에 37명은 혼자 산다고 한다. 1인 가구는 빠르게 증가하여 2050년에는 1인 가구의 숫자가 전체 가구수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1인 가구는 결혼을 기준으로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미혼 가구, 둘째는 이혼 등으로 결혼 이후를 사는 과혼 가구, 그리고 셋째는 노혼 가구이다. 미혼 가구는 1인 가구 중 약 43%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많은 형태이나 1인 가구의 전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는 과혼 가구인데 이런 가구가 생겨난 이유는 이혼, 사별, 별거 등으로 볼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1인 가구 중 미혼이 43.8%, 이혼이 15.5%, 사별이 29.5%이고 배우자 있음이 11.1%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1인 가구 중에서 과혼은 미혼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노혼 가구인데, 평균 연령이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클라이넨버그는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서 점점 1인 가구들이 늘어나고, 결혼을 안 했거나,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살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첫째는 여성의 지위 상승, 둘째는 통신 혁명, 셋째는 대도시의 형성, 그리고 넷째는 수명연장이라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현재 한국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복지가 발달하면서 노후에 대한 걱정이 과거에 비해 덜해지면서 혼자서도 늙어갈 수 있겠다는 경제적 계산이 서면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자신감이 늘어나고 이런 경향들 때문에 한국에서도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인 가구가 10% 증가하는 데 40년이 걸렸다. 미국의 1인 가구 비율은 1970년 17.1%였는데 2010년 26.7%로 늘어났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0년에 15.5%였다가 2012년에 25.3%로 늘어났다. 대략 비교해 보아도, 미국에서 40년 걸린 가구 형태의 변화가 우리나라에서는 12년 만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자연스럽지 않은 이런 빠른 변화는 다양한 곳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무엇보다도, 사회적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6.5점에 그쳤다. OECD 평균은 6.69점인데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5위다. 우리보다 먼저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사회적 현상을 경험한 다른 나라의 정책 사례의 공통점은 주거 지원을 통한 공동체 유지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몇 가지 지원 방안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1인 가구형 공동주택 및 임대주택 공급·지원을 통해 주거 안정을 이루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나아가 1인 가구 주거수당 지원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지원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돌봄을 통해 외로움을 방지해야 한다. 다양해진 혼자 사는 삶의 형태를 분석해 전문적이고 다층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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