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도·해외 사례에서 배운다
[상] 문화 소외를 넘는 첫걸음
[중] 충북복합문화시설 밑그림 나왔다
[하] 어떻게 짓고 운영할 것인가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이 단지 ‘있는 시설’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기 위해선 건물만 건립해서는 안 된다. 콘텐츠와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 이르기까지 최적화된 모델을 참고하고 충북에 맞는 문화정책으로 구현해내야 한다.
이미 문학관과 미술관 운영 노하우를 갖춘 타 시도 및 해외 사례는 충북의 새로운 문화시설 구축에 실질적인 방향타가 될 수 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지역민과의 소통을 중심에 둔 대표적인 사례다. 어린이 전용 전시공간, 지역 아티스트와의 협업 프로그램, 야외조각공원까지 운영하며 ‘주민 속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미술관이 지역문화 커뮤니티의 거점이 된 것이다. 충북미술관 역시 전시관 외에도 입주작가 교류공간, 커뮤니티실 등을 조성해 도민 참여형 공간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전국적인 예술 교류의 장이 됐다. 충북미술관도 입주작가 창작공간을 갖추는 만큼 작가 발굴 및 지역 창작 역량 강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또 경남도립미술관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도민 삶의 공간으로 예술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충북 또한 농촌, 읍면 지역까지 문화예술의 온기를 전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문학관의 경우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있는 국립한국문학관이 다양한 학술대회와 출판 및 홍보, 교육·연수 프로그램 운영, 모바일·온라인 문학관 구축 등을 통해 문학의 대중화를 실현하고 있다. 충북 문학관도 북카페, 문학전시체험공간, 작가창작실, 숙소까지 갖춰 체류형 공간으로 조성되므로 단순 관람을 넘어 창작과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 기획이 중요하다. 지역 초·중·고 교육과 연계한 문학교실, 지역 작가 릴레이 강연, 도민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해외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많다. 일본 도야마현의 미술관 ‘도야마시 글라스 아트뮤지엄’은 유리라는 특정 매체에 집중해 지역 정체성과 특화 콘텐츠를 동시에 구현했다.
충북 역시 지역 문학 및 예술 자산을 콘텐츠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옥천의 정지용 시인, 괴산 홍명희 소설가, 청주 김기진 평론가, 충주의 권태응 아동문학가와 신경림 시인 등 충북 출신 문학가의 작품과 삶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시와 콘텐츠 개발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이다. 건립 초기부터 운영 주체와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전문가와 도민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건립위원회가 일회성 자문기구에 그치지 않고 설계와 콘텐츠 구성, 개관 이후 운영까지 참여하는 구조로 발전돼야 한다.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이 전국적인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의 내실이 중요하다. 충북도는 향후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타 시도와 해외 우수 사례를 종합 검토해 충북의 역사·예술·지역성을 담은 특화된 문화공간으로 도약시켜야 한다.
도민이 주인공이 되는 공간, 누구나 예술을 배우고 즐기며 성장하는 공간, 나아가 충북의 문화 미래를 여는 공간. 충북 문학관과 미술관은 그렇게 완성돼야 한다. /김재옥기자
●이 보도는 충북언론인클럽 취재지원 사업에 선정돼 제작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