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내수 부진에 체감경기 급속 악화…지역경제 ‘회복 모멘텀’ 흔들
충북 제조업 CBSI 85.5, 8.9p 하락…비제조업도 소폭 꺾이며 전반적 ‘비관 국면’

충북지역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체감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자금 사정과 내수 부진, 인건비 부담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 속에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기업 심리지수가 기준선 100을 밑돌며 동반 내림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6월 충북지역 기업 경기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기업 심리지수(CBSI)는 85.5로 전월보다 8.9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85.5)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로, 기업들의 경기 인식이 급격히 비관적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다음 달(7월) 전망치도 86.5로, 한 달 사이 10.0p나 빠지며 반등 기대를 꺾었다.

비제조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6월 중 비제조업 CBSI는 98.9로 전월 대비 1.7p 하락했고, 7월 전망치 역시 95.7로 소폭 하락하며 기준선 100을 밑도는 비관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 메인사진 인파 육거리시장
▲ 메인사진 인파 육거리시장

제조업 심리지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자금 사정’의 급격한 악화였다. 자금 사정 BSI는 71로 전월보다 무려 10p나 떨어졌다. 업황지수도 60으로 12p 하락했으며, 생산(-5p), 신규수주(-7p), 매출(-3p) 등 주요 지표도 일제히 악화했다.

충북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 부진’이 31.5%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불확실한 경제 상황’(24.6%), ‘인력난·인건비 상승’(8.6%), ‘수출 부진’(8.9%) 순이었다.

특히 내수 부진은 전월 대비 3.2%p 증가해 수요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A사는 “금리는 높은데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원재료 단가도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상반기 버티기만 했던 기업들이 하반기엔 투자도, 고용도 움츠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분야도 경기 둔화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황BSI는 64로 3p 하락했고, 매출BSI(70), 자금사정BSI(72)도 동반 하락했다. 채산성BSI(74)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으나, 전반적으로 체감경기의 둔화 추세는 뚜렷하다.

비제조업체의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23.3%)과 ‘인건비 상승’(20.8%)이 각각 1·2위를 차지했고, ‘불확실한 경제상황’(15.2%)은 전월 대비 5.5%p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자금 부족을 꼽은 응답은 전월보다 3.1%p 상승한 12.6%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충북 제조업 CBSI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94.4)보다 8.9p 낮고, 비제조업 CBSI 역시 전국(87.4) 대비 11.5p 높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하락세 전환이라는 점에서 지역 경기의 고유한 취약성이 드러난다. 업종 간·지역 간 회복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는 수출 회복 등으로 일부 긍정 신호가 감지되지만, 충북은 내수 의존도가 높고 대외 여건 변화에 민감한 구조라 체감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며 “지역 맞춤형 금융지원, 내수 촉진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12일부터 18일까지 충북지역 456개 법인기업 중 419개 업체(응답률 91.9%)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제조업체는 215개, 비제조업체는 204개이며, 기업심리지수(CB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통해 경제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계량화했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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