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시민·학생 참여 속 방사 현장 공개
벌목으로 둥지 잃었던 백로, 회복 거쳐 생태 복귀
전문 관리·비행 능력 평가 기반 방사 결정
도시 개발의 소음 속에서 위협받았던 생명이 다시 자연의 품으로 날아올랐다.
대전시는 9일, 대전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이하 센터) 주관으로 회복 상태가 양호한 백로 30마리를 선화초등학교 인근 대전천 일대에 방사하며 생태 복귀를 지원했다.
이번에 자연으로 돌아간 백로들은 지난 6월 19일 선화초 수목 벌목 작업 중 서식지를 잃고 센터에 구조됐던 115마리 가운데 일부다. 센터는 이들을 수 주간 치료하고 보호하며 비행 능력, 자립성, 건강 회복 정도 등을 세밀하게 진단해 왔다.
그 결과 지난 6월 23일 첫 번째 방사에서 30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고, 이번 2차 방사에서도 또 다른 30마리가 야외로 날아올랐다. 남은 개체들도 향후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핀 뒤 단계적으로 방사할 계획이다.
센터는 백로별로 독립된 케이지에서 이동 후 방사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했고, 방사 후에도 건강 상태에 대한 추적 관찰을 이어간다. 이번 행사에는 선화초 학생들과 환경단체 관계자, 시청·교육청 공무원 등 시민 참여자들도 함께하며 도시 속 생태 복원의 의미를 직접 체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백계경 환경정책과장은 "이번 방사는 인간 활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야생동물이 다시 자연의 흐름 속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의 노력이자, 도심과 생태가 균형을 이루는 환경 정책의 실현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은 우리가 지켜야 할 대상인 동시에,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기반"이라며 "야생동물 구조와 치료, 서식지 보호를 통해 도시 생태계 회복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충남대학교가 위탁 운영하는 전문기관으로, 매년 1000여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을 구조·진료하고 있으며, 도심에서의 생물 다양성 보호와 생태 안전망 구축을 위한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시는 남은 개체들에 대한 상태를 면밀히 점검한 후 비행능력과 자립성이 확인된 개체부터 순차적으로 자연 복귀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방사는 시민 참여와 생태 회복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계기로 평가된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