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국적으로 역대 최악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5시 기준 전국에서 이번 폭으로 10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피해는 각각 1920건, 2234건에 달한다. 전국 14개 시·도 86개 시·군·구에서 1만2921명의 주민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탁으로 귀가하지 못했거나, 임시주거시설에서 생을 이어가고 있다.
충청권에도 지난 16~17일 이틀간 300~500㎜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특히 시간당 114.9㎜의 물폭탄이 떨어진 충남 서산에서는 2명이 숨졌고, 당진에서도 1명이 숨졌다. 충북지역에서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청권에서만 수만㏊의 농지피해가 발생했고 닭, 돼지 등 가축 수만마리가 숨졌다. 침수돼 못쓰게 된 시설물들이나 복구가 필요한 시설까지 살펴보면 그 피해 규모는 어느정도 커질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수해를 막을 수는 없는 걸까.
매번 장마철마다 발생하는 물난리의 원인으로는 '노후화된 배수설비 시스템'이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도시의 배수기준은 대략적으로 시간당 30~50㎜의 비가 쏟아졌을 때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정도만 해도 과거 장마철 수준의 비가 내릴 경우 수해를 막을 수 있지만 최근처럼 시간당 60~100㎜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경우에는 무조건 물이 역류해 수해가 생기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배수설비를 뜯어고치려면 어마어마한 예산이 든다는 점이다. 대부분 배수설비는 설치된 지 20~30년 이상 지난 상태다. 일부를 뜯어내 보수할 순 있지만, 배수설비 위쪽으로 수많은 건물이 들어선 현재에는 전면적인 개보수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후는 폭염, 혹한,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과거와는 명백히 다른 기후를 보이고 있다. 장마철도 예전처럼 적당한 양의 비가 길게 오는 양상이 아닌, 열대우림의 '스콜'과 같은 형식으로 짧은 시간에 파괴적인 양의 물을 쏟아붇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그친다.
매번 발생하는 수해를 막기 위해서는 새롭게 변화된 기상현화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들이대야 한다. 언제까지 물난리를 막지 못해 생기는 피해와 그 복구 비용을 감당할 건지 궁금하다. 예부터 치수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기본으로 꼽혔다.
정부에서 추후 100년을 생각한 사로운 기준을 만들어 반복되는 수해의 악순환을 끊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