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조립체 특허 침해 인정…각형 배터리 기술 놓고 글로벌 특허 분쟁 격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핵심 기술을 침해한 혐의로 제기된 특허소송에서 독일 법원이 또다시 중국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Sunwoda) 측에 판매 금지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LG에너지솔루션은 신왕다를 상대로 한 세 번째 소송에서도 연이어 승소하며 지식재산권(IP) 보호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협상 및 소송을 대행하는 특허관리 전문기업 튤립 이노베이션(Tulip Innovation)은 23일(현지시각) “독일 뮌헨 지방법원이 신왕다가 제조한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극조립체 구조 특허(EP 2378595 B1)’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침해 제품의 독일 내 판매 금지 △잔여 제품의 회수 및 폐기 △회계자료 제공 △손해배상 조치 등을 명령했다. 문제의 배터리는 르노의 전기차 ‘다치아 스프링(Dacia Spring)’에 탑재된 제품으로 확인됐다. 해당 특허는 배터리 내 전극층이 분리되지 않고 일체화된 구조를 유지하게 해주는 기술로,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각형 배터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귀스티노 드 상티스 튤립 CEO는 “이번 승소는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기술이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입증한 것”이라며 “특허 무단사용에 대해 앞으로도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결은 즉시 집행 가능하며, 신왕다는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번 승소는 지난 5월 독일에서의 두 차례 분리막 코팅 기술 관련 소송 승리에 이은 세 번째 판결로, LG에너지솔루션과 튤립은 짧은 기간 안에 연속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의 특허 침해를 법적으로 인정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 대해선 단호히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동시에 정당한 특허 사용을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부터 IT 기기용 소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5만8천여 건 이상의 특허를 바탕으로 업계의 기술 표준을 선도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룰 세터(Rule-setter)’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신왕다는 1997년 설립된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0위권에 올라 있으며, 지리자동차, 르노닛산, 둥펑자동차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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