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승영 괴산·증평 주재 부국장
▲ 곽승영 괴산·증평 주재 부국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괴산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입당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열기'라는 단어 뒤에 감춰진 정치적 책임과 철학의 빈자리는 씁쓸함을 남긴다.

최근 이준경 전 음성부군수와 나용찬 전 괴산군수가 잇따라 민주당에 입당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두고 '복귀'보다 '회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말이 나온다. 

이 전 음성부군수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고, 나 전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을 상실한 뒤 권리 회복과 동시에 다시 정치 전선에 복귀했다.

그들의 민주당 입당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민주당의 외연 확장? 아니면 경선 참여를 위한 명분 확보?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정당의 철학과 정치인의 책임, 그리고 유권자의 신뢰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나용찬 전 군수의 민주당 입당은 지역 시민사회에서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 금품 제공과 허위사실 공표로 인해 선거권을 잃었던 인물이 불과 권리 회복 2개월 만에 정치에 복귀한 데 대해 "정치적 반성과 성찰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이준경 전 부군수 역시 불공정한 경선을 이유로 탈당했던 이력이 있지만, 다시 정당 소속으로 선거판에 나서며 명분보다 계산이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원 확보 열기와 당내 경선 구도가 빠르게 짜이고 있지만 그 안에 '지역 발전'이라는 본질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괴산군은 더 이상 정치인의 생존 게임의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당적 변경과 단기적 이합집산은 유권자에게 피로감만 안길 뿐이다.

지금 괴산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입당 열기'가 아니라 '책임 정치'다. 정당은 문호를 넓힐 때일수록 기준과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하며 정치인 역시 과거의 선택에 책임지는 태도 없이는 진정한 신뢰를 얻기 어렵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심판 기준은 당적이 아니라 누가 일관된 지역 비전과 도덕적 책임감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뜨거운 입당 열기 뒤에서 차가운 유권자의 시선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곽승영 괴산·증평 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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