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남조류 급증… 방제 장비 긴급 투입
금강청, 취수구 조정 등 조치 강화
유해남조류 세포수 기준 2주 연속 초과
여름철 취약기 철저 대응… 식수안전 총력
한여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청호 문의 수역에서 조류 경보가 발령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31일 오후 3시를 기해 문의 지역 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공식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1000세포/mL 이상으로 2주 연속 기준치를 초과한 데 따른 조치다.
문의 외에도 대청호 내 추동, 회남 수역 등 3개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조류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경보는 올여름 들어 대청호에서 처음 내려진 공식 경보다.
조류 증가의 배경에는 최근 이어진 폭우와 이은 폭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강청에 따르면, 장마로 인해 유입된 오염물질이 댐에 축적된 상태에서, 7월 평균 표층수온이 31.0℃까지 오르면서 유해 남조류가 빠르게 증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한 일사량 또한 조류 성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기준 문의 수역의 유해 남조류 세포수는 9948세포/mL였고, 28일에도 3096세포/mL로 '관심' 단계 기준을 두 차례 연속 초과했다.
반면 추동은 세포수가 일시적으로 1,073까지 올랐지만, 이후 감소해 경보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다.
조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대응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금강청은 문의 수역 일대에 녹조 제거선을 비롯한 방제 장비를 긴급 투입하고, 조류성장에 영향을 주는 영양물질 유입 차단을 위한 현장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취수원이 위치한 지역인 만큼, 관계기관과 함께 취수구를 보다 깊은 수심으로 이동시키는 조치, 조류 차단막 설치, 정수처리 공정 강화 등 식수 안전을 위한 입체적 대응책도 시행 중이다.
금강청은 이번 조치가 식수의 안전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예방적 경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송호석 청장은 "조류 확산 속도보다 더 빠르게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8월에서 10월까지 충청권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청은 정수장 가동 모니터링과 현장 방제, 차단막 운영 등 모든 조치를 총동원해 대청호가 충청권의 안전한 식수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관리할 계획"이라며 "국민들께서 수돗물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선제적인 대응과 투명한 정보 제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금강청은 올해 4월부터 조류경보 운영 고도화 및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으며, 5월에는 조류경보제 시행계획 수립, 6월에는 지자체·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합동 녹조 방제 훈련도 진행한 바 있다.
또 지난 6월과 7월에는 조류대책위원회 회의를 두 차례 개최해 지자체, 전문가들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응 방향을 논의했으며, 조만간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류 대응 행동요령 매뉴얼도 배포할 예정이다.
기후 변화 속 조류 발생은 이제 예외적 현상이 아닌 계절적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당국과 지자체의 긴밀한 협업이, 식수 안전의 최후 보루가 되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