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일상 속으로 파고든 마약
下.마약 근절을 위한 대책은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다'라는 말은 옛이야기가 됐다. 과거 마약은 조직폭력배나 유흥업 종사자 등 특정 집단의 범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청소년과 일반인들까지도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마약에 접근하는 시대가 됐다. '마약 사범'도 더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실제로 국내 마약 사범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며 마약 구매 경로도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마약의 실태와 유관기관의 대책 등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한때 TV와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마약이 이제는 골목길 전봇대, 우체통, 스마트폰 등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조직폭력배, 연예인, 유흥업 종사자 등 특정 집단의 문제로 여겨졌던 마약이 최근에는 일반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까지 그 대상이 확대됐다. 이는 마약이 일상 곳곳에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신호다.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간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10만3231명이다. 연 평균 2만여 명의 마약 사범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한 해 마약사범의 수가 최초로 2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23년이다. 지난해에는 마약 사범 수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만명을 상회했다.

여성 마약사범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마약 사범 대부분이 필로폰·대마를 하던 남성이었다면 2023년의 경우 여성 마약사범의 비율이 32.3%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성 마약 사범의 증가 원인으로는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다이어트약(일명 나비약 등)이 꼽힌다. 해당 약제에는 마약 성분이 포함됐다. 살을 빼기 위한 욕망에 약을 오·남용할 경우 마약류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어 SNS 등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런 다이어트약 구매자 대부분은 여성이다.

10대의 마약 투약도 급증하고 있다. 매년 1%대에 그쳤던 10대 마약류 사범은 2022년 481명에서 2023년 1477명으로 207.1% 급증했다. 

과거 비밀스럽게 대면으로 진행되던 거래 방식도 비대면으로 변화했다. 속칭 '던지기' 수법이 바로 그것이다. 던지기 수법은 판매자는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두고 구매자는 전달받은 위치에 숨겨진 마약을 수령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아 익명성이 보장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거래 대금도 암호화폐 등으로 주고받아 수사가 쉽지 않다. 

충북에서도 마약류 사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도내에서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2183명이다. 2020년 337명이었던 마약사범은 2023년 54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474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10~20대와 여성의 비율도 이전보다 늘었다. 

실제 지난 6월 20일에는 고속도로를 주행 중이던 차량에서 마약에 취한 상태로 난동을 부리던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조은영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