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악기 세계화 이끈 공로… 피리제작 분야 첫 명인 탄생
한국 전통악기 제작의 명맥을 잇고 세계화를 선도해 온 김한성씨가 ‘대한민국 명인’에 공식 추대됐다.
(사)대한민국명인회는 지난달 23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4차 대한민국 명인 추대식’에서 김한성씨를 피리제작 분야 ‘대한민국 명인’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전시, 인문, 식품, 과학 등 5개 분과 중 ‘전시 분과’에서 이뤄진 이번 추대는 피리제작 분야로는 최초다.
김한성 명인은 전통악기의 복원과 제작에 힘써온 장인으로, 한국 전통 피리의 현대적 계승과 세계화를 위해 헌신해왔다. 2024년 아랍에미리트(UAE)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악기 전시회에서 향피리를 소개하며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고, 같은해 핀란드에서 열린 국제 문화행사 ‘ACCAC(Accessible Arts & Culture)’ 전시 교류에도 참여해 한국 전통악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다.
중국 연변대학교 예술대학에서 향피리가 정식 교구로 채택되는 데 기여했으며, 영주문화재단의 기증악기 기획전에도 참여하는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리제작뿐 아니라 국악 교육 및 연주자로서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김 명인은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추계예술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전통음악을 전공했고, KBS 민속반주단 전속 반주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청주시립국악단의 상임단원으로 재직 중이다. 또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 충청북도지회 이사로서 지역 국악 진흥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상 이력 또한 눈부시다. 김한성 명인은 제31회 대전전국국악대회 일반부 관악부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고 제24회 빛고을기악대제전에서는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명인부 종합대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최고 권위의 전통악기 장인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피리제작 기술은 고 김성운 명인을 비롯해 허용업, 김원선 명인 등으로부터 사사받은 것으로, 깊이 있는 전통 계승과 함께 정교하고 섬세한 제작 기술로도 정평이 나 있다.
대한민국명인회 관계자는 “피리제작 분야에서 명인을 공식 추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김한성 명인의 예술적 깊이와 헌신은 한국 전통악기 발전에 큰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민국명인회는 각 분과별로 단 한 명의 명인만을 추대하며, 명인은 최대 3명의 전수자를 둘 수 있다. 작고 이후에는 전수자 중 심사를 통해 후계 명인이 선발된다. 이번 추대를 계기로 향후 피리제작 전통의 체계적 계승과 발전도 기대된다. /김재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