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5공 시절 165㎡ 규모 지하 통신시설 설치
“미활용 벙커 리모델링 관광객 쉼터·주민 수익 창출”
충북 진천군 초평면 두타산 ‘한반도 전망대’ 인근에 ‘벙커 카페’ 조성이 추진돼 귀추가 주목된다.
5일 군에 따르면 두타산 정상은 초평호 한반도지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한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몰리며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급증하는 관광 수요에 비해 이곳에는 마땅한 휴식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군과 초평면 이장단협의회(회장 윤덕기)가 두타산 정상부에 존재하는 미활용 지하 벙커 공간을 ‘벙커 카페’로 리모델링해 관광객을 위한 쉼터로 조성하고, 지역 주민 수익 창출을 도모하겠다고 충북도 등에 제안했다.
이 벙커는 1980년대 5공 시절 군사 통신망 강화를 위해 조성된 약 165㎡(50여 평) 규모의 지하 통신시설이다.
존재 자체가 한동안 지역주민조차 알지 못했던 ‘비밀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더욱이 이곳은 암반지대임에도 지하에서 맑고 풍부한 암반수가 솟아나는 등 지질적 특수성과 신비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폐쇄돼 방치된 상태지만 지열 특성상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천연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계절 내내 쾌적한 관광 휴게공간으로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지하 벙커에 대해 주민들은 “한반도를 내려다본 후 지하 벙커에서 커피 한 잔”이라는 말을 유행처럼 전할 만큼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타산 벙커카페’는 단순한 카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초평저수지의 한반도지형을 감상한 후 꽃섬과 초롱길, 출렁다리, 농다리를 잇는 관광벨트의 핵심 쉼터로 기대된다.
특히 이 카페는 초평면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협동조합 방식으로 참여하는 주민주도형 수익 모델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마을 주민들은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서도 편의시설 하나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미 존재하는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표 관광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23넌부터 ‘한반도지형 전망공원 벙커 아트존 조성사업’을 지속해서 충북도에 건의하고 있다"며 "한반도지형 전망대 입구에 오랫동안 방치돼 있는 유휴벙커를 리모델링하고 특색있는 포토존을 조성해 관광객 체류와 참여를 유도하는 지속가능한 지역관광 자원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성과 자연, 휴식과 경제가 어우러지는 두타산에 ‘벙커 카페’를 조성하는 것은 단순한 공간 재활용을 넘어 진천과 충북도의 관광정책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진천=김동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