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시범 운영 시작…"쓰레기 먼저 보는 AI"
AI가 거리 폐기물 인식해 실시간 수거 안내
빅데이터·RPA 접목, 행정 자동화·민원 예방 효과
2027년까지 전 지역 확대…"깨끗한 도시, 기술로 실현"
도로를 달리는 수거차량이 눈처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판단해 실시간으로 청소 지시를 내리는 시대가 대전에서 시작된다.
대전시 서구는 5일, 구청에서 열린 '스마트 생활폐기물 수거 관리 시스템' 착수보고회를 통해 사업의 본격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번 시스템은 전국 최초로 AI 기반의 생활폐기물 수거 행정에 적용되는 모델로, 2025년부터 3년간 7억4000만원이 투입된다. 시범 운영지는 갈마1동과 갈마2동이며, 2027년까지 서구 전역으로 확대된다.
핵심 기능은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와 AI 장비를 활용해 거리 위 폐기물을 자동 인식하고, 필요한 장소만 신속하게 수거할 수 있도록 최적 경로를 제공하는 구조다.
기존의 정해진 시간표 중심 수거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상황을 인공지능이 먼저 감지하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AI가 수거 대상을 감지하면 관련 영상은 자동 저장되며, 인식된 정보는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실시간으로 수거업체에 전송된다. 이 과정에서 수거 우선순위와 동선도 자동 계산된다.
또 수거 차량에 장착된 장비는 사람의 얼굴이나 차량 번호 등을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해 개인정보 보호도 철저히 고려됐다.
행정 처리에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이 함께 도입된다.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대신 처리함으로써 민원 응대 속도도 빨라지고, 행정력 낭비도 줄어드는 구조다.
서철모 서구청장은 "서구는 4년 연속 행정안전부 데이터 기반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경험을 가진 자치구"라며 "이번 AI 기반 수거 체계는 하드웨어 설치를 넘어서, 도시청결, 경로 최적화, 개인정보 보호까지 포괄하는 종합 행정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쓰레기를 먼저 찾고, 구는 더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 깨끗한 거리, 빠른 민원 대응, 더 쾌적한 도시를 현실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구는 이번 시범사업을 마친 뒤, 수거 이력과 시민 만족도, 민원 변화 등을 종합 분석해 2026년부터는 각 동별 특화 방식으로 운영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의 확산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