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실적·상인 참여 저조

재개 여부 미확정 실효성 논란

청주시 온라인 도매시장 홈페이지 캡쳐.
청주시 온라인 도매시장 홈페이지 캡쳐.

충북 청주시가 수억원을 투입해 만든 ‘온라인 도매시장’이 정작 핵심 기능인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이로써 사업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5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 8월 지역 농특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 농수산물도매시장 '청주팡'을 구축했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 대응하고 도매시장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국토교통부 디지털 물류 서비스 실증사업에 선정돼 국비 7억원에 시비 7억원을 더해 모두 14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일반 소비자는 모바일과 PC로 여러 품목을 소량으로 구매하고 실시간 배송 상태를 조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도매인과 소매점은 대량 주문과 주·월별 정산, 거래처·재고 관리가 가능했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온라인 거래를 비롯한 다른 기능들은 중단됐다. 현재는 과일, 채소, 수산물 등 도매시장의 상품 정보와 가격, 중도매인들을 소개하는 홍보용 홈페이지로 전락했다.

실제로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 반 정도의 운영 기간 총 거래 건수는 694건, 매출액은 2억7000만원에 그쳤다. 2022년에는 242건, 2023년 381건이었는데 지난해 71건으로 급감했다. 개통 당시 시스템 개발비 외에도 운영비로 2023년 9800만원, 지난해 1억원이 투입됐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

상인들의 참여율도 저조했다. 도매시장 3개 법인의 중도매인 110명 가운데 실제로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한 상인은 37명에 불과했다.

시는 개통 당시에도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도매인 대상 1대1 방문 교육과 설명회를 하고 이벤트를 통한 회원 확대도 추진했다. 온라인 마케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수시로 상인들을 찾아가 교육을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상인들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아 온라인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고 소규모 주문마다 개별 소비자에게 일일이 택배 발송을 해야 하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주문이 들어오면 법인에서 배송과 정산을 맡는 법인 단위의 운영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온라인 판매 재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되지 않았다. 시는 추후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완료 시점에 맞춰 운영을 재개할 가능성을 대비해 일단 상인 대상 교육과 홍보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 투입 대비 실적이 너무 적게 나와 아쉽지만 자체적으로 관리하며 상품과 가격 정보 정도만 제공하고 있다"라며 "전국적으로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가 잘 안 되는 상황이지만 대면 거래방식에 익숙한 중도매인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장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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