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문화재단의 새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김경식 청주대학교 교수가 선정됐다.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김영환 충북지사가 최종 낙점한 인물이다. 김 후보자는 충북도의회 인사청문회와 재단 이사회 의결을 거쳐 9월 중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청주대 예술대학장, 충북문화재단 3·4대 대표이사,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등 문화·예술·영상 분야에서 폭넓은 경력을 쌓았다. 특히 과거 두 차례 재단 대표이사를 지내며 지역 문화정책과 사업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에서 현안 이해도와 조직 적응력 면에서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재단의 신뢰 회복과 운영 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재단은 사무처 이전 논란 등으로 잡음이 있었고 기관의 비전과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로운 수장은 이러한 혼란을 수습하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충북문화재단의 새 수장이 맞닥뜨린 과제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지역 예술인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중앙정부 지원사업이나 대규모 기획사업 못지않게 생활문화와 지역 기반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 예술가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

재단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지원금 배분과 사업 선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이 없도록 절차를 명확히 하고, 평가와 피드백 제도를 제도화해 신뢰를 높여야 한다.

충북 문화의 정체성과 경쟁력 제고 역시 중요한 과제다. 풍부한 문화·관광 자원을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콘텐츠 개발, 디지털 전환, 국제교류 확대 등 장기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도민 참여를 넓히는 노력도 필요하다. 문화정책은 특정 계층이나 일부 지역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 전 세대와 모든 지역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권역별 문화 거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이번 인선은 절차적 정당성을 거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인물의 경력만으로 재단의 성패를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김 후보자가 취임 후 보여줄 실제 성과다. 과거 재임 시절의 성과와 한계를 냉정히 분석하고, 이전보다 발전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문화예술의 본질적 가치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재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충북문화재단의 새 수장에게 거는 도민의 기대는 ‘변화’ 그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신뢰할 수 있는 변화’이자 ‘지속 가능한 변화’다. 이번 인사가 재단의 체질을 개선하고 지역 문화예술의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김 후보자는 부여된 임무의 무게를 깊이 새겨야 한다. 도민의 기대를 성과로 증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충북 문화예술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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