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과 시원한 음료, 그리고 안부 한마디
이웃의 여름을 버티게 하는 건 '정성'이었다
냉음료 나눔과 위기가구 발굴 캠페인 병행

한낮 열기가 골목길을 덮친 12일, 대전시 서구 가수원동은 말복의 무더위 속에서도 온기가 넘쳤다. 

삼계탕과 갈비탕, 도가니탕을 담은 보따리를 들고 협의체 위원들이 골목골목을 누볐다. 문 앞에 도착하면 음식뿐 아니라 환한 웃음과 "잘 지내시죠?"라는 안부 인사도 함께 건넸다.

▲ 가수원동 말복 맞이 복달임 행사 개최 장면
▲ 가수원동 말복 맞이 복달임 행사 개최 장면

이번 '주민과 함께하는 복달임 행사'는 음식 나눔이 아니었다. 무더위에 지친 노인과 취약계층 40가구에 기력을 보충하는 보양식을 전달하고, 냉음료를 건네며 여름 끝까지 버틸 힘을 챙겨주는 자리였다. 길목에서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캠페인'도 펼쳐졌다. 지나가던 주민들에게 위기가구 지원 제도를 설명하고, 필요하면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안내 전단을 건넸다.

가수원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윤주천 위원장은 "이 무더위 속에 문을 열고 맞아주신 어르신들 표정에서, 우리가 드린 건 음식 한 끼가 아니라 함께 버텨준다는 믿음이었구나 싶었다"며 "앞으로도 이웃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희숙 가수원동장은 "이 더위에 가장 취약한 분들은 집에 홀로 계신 어르신과 돌봄이 닿지 않는 주민들"이라며 "지사협 위원들과 복지관의 세심한 발걸음이야말로 여름 안전망의 첫 번째 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도 끝까지 보완책을 마련해, 누구도 여름에 외롭게 지치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가수원동의 이날 나눔은 잠시의 시원함이 아니라, 여름 내내 마음을 데워줄 약속이었다. 다음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웃을 향한 발걸음만큼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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