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15연승·200탈삼진 신기록의 주인공
명예 중구민에게 전한 판화와 증류주의 의미
응원 덕분에 가능했던 기록, 선물은 오래 간직
대전의 여름 야구장을 달군 주인공은 한 팀의 외국인 투수가 아니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개막 15연승과 최소 경기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그 주인공이다. 기록만큼이나 특별했던 건, 그의 고향 같은 대전 중구가 건넨 진심 어린 축하였다.
폰세는 지난 7월 아내 엠마와 팀 동료 라이언 와이스·헤일리 부부와 함께 '명예 중구민'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에 대기록을 세우자, 대전 중구청은 곧바로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14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를 찾아 직접 축하패를 전달하고, 개인적으로 아끼던 판화 작품과 지역 증류주 세트를 건넸다.
특히 판화는 붓다상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보살팬'의 인내와 헌신을 상징한다. 김 청장은 "보살은 종교적 의미를 떠나 인내와 성숙함을 뜻한다. 한화 팬들이 보여준 변함없는 성원과 그것에 보답한 폰세 선수의 기록은 이 작품과 닮아 있다"며 "구민을 대신해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폰세는 선물의 의미를 곱씹으며 "팬과 중구민의 응원이 제 어깨를 밀어주었다. 그 덕분에 오늘 같은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며 "판화는 집에 걸어 늘 바라보며 힘을 얻고 싶다. 증류주는 너무 귀해 쉽게 열 수 없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번 축하는 야구 기록을 기념하는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지역과 선수가 서로를 북돋우는 장면은 스포츠가 가진 사회적 울림을 다시 보여주었고, 폰세의 대전 서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