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챗GPT 등 AI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일까, 아니면 인간을 도구에 과잉 의존하게 하는 새로운 중독일까?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AI는 점점 더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론대학교 디지털 미래 센터가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 '2035년의 인간: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AI가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 및 관계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회적·정서적 지능, 깊은 사고력, 공감능력, 도덕적 판단력을 포함한 12가지 인간 특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챗GPT 등 AI 챗봇은 특히 10대들에게는 단순 검색 도구를 넘어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가 되었다.
하버드대와 Hopelab의 공동 연구에서는 AI가 10대들이 성인들에게 묻기 꺼리는 질문을 가장 먼저 묻는 도구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이미 우리는 AI에 대한 과잉 의존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 이제 챗GPT의 전 세계 주간 활성 사용자는 4억명에 달한다.
MIT 미디어랩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용자는 챗GPT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며, 사용하지 않을 때 불안하거나 과민해지는 등 금단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실제로 챗GPT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자 사용자들은 사회관계망 X 등에서 “내 두뇌를 사용할 때입니다. 무서워요” 등의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SNS 대신 AI챗봇과 대화하며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AI 챗봇이나 가상비서와 친구처럼 대화하는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으며, 중독자가 늘고 있다. 정보기술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수많은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AI 챗봇 플랫폼 ‘Character AI’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AI 챗봇 과잉 의존의 문제는 AI가 제공하는 즉각적 보상과 개인화된 피드백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작은 불편, 지연, 좌절에 취약해지고 감정조절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AI를 의인화하며 사람과 같이 친밀감을 느끼게 되면, 실제 인간과의 교류에 필요한 대인관계 기술이 발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퇴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보안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간관계, 투자, 의료 조언 등 일상생활 모든 것에서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해커나 악성 행위자들에게 취약점이 노출되거나,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해커가 AI 모델이 악의적인 목적을 수행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공격 등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편리함과 유용성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지만 지나치게 의존적인 상호작용은 인간을 파괴하는 도구로 변질될 수 있다. AI 개발사에 더 엄격한 윤리적 책임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