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임명옥 우송대학교 교수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신’은 고객을 감동시켜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하는 장사의 비결을 담은 책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든 요리를 자녀가 잘 먹지 않는다면 당연히 ‘왜 안 먹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손님을 그와 같이 생각하라고 귀띔하고 있다. 자녀를 생각하며 만든 건강한 음식, 가장 좋은 것을 먼저 먹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려 놓은 밥상, 그리고 먹는 게 영 시원치 않다 싶으면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 간절하게 자식을 살피는 엄마의 눈을 생각한다. 장사의 신이 되려면 고객에게 ‘고마움’을 선물해야 하는 거구나!
그렇다면 장사의 본질은 물건이 아니고 사람으로, 교육과 동일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접점을 갖고 있다. 고객과 학생은 비용을 지불하고, 사장과 교사는 지불한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장사의 신’에 소개된 비결을 교육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고마움을 선물하는 비결이라면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장사의 신’에서 소개하는 접객의 핵심은 고객에게 기쁨을 주라는 것이다. 손님을 기쁘게 해주고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가게 한다면 틀림없이 다시 오고 싶어질 거라는 이야기이다. 손님을 기쁘게 하는 장사의 기본은 ‘정성’을 들이는 것이다. 고객과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소통은 결코 달변의 기술이 아니고, 좀 어눌하더라도 상대가 기뻐할 것들이 담긴 말을 건네고 행동을 보여주는 거라고 알려준다.
접객의 핵심을 교육에 대입해서 기쁘게 배우는 학생, 선생님과 즐겁게 소통하는 교실 풍경을 상상해 본다. 이실직고하자면 그런 광경은 필자의 교육 현장에서 간혹 실현되는 일이다. 변명을 하자면 음식점 고객은 입맛에 따라 매운맛, 보통맛, 순한맛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 적합한 학습 자료를 선택할 수가 없다. 학사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제공되는 자료로 학생들을 기쁘게 하기 어렵다.
구차한 변명을 한 거 같아 계면쩍게 ‘교육의 신’이라는 도서가 있는지 검색했다. 겨우 찾은 것이 ‘수학의 신’, ‘공부의 신’이고, ‘교육의 신’은 찾지 못했다. 겸양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겸손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장사의 신’ 마지막 장에서 ‘이유 불문하고 팔리는 비법’을 찾으라고 요구한다. 다 팔겠다고 작정하면 싸게 파는 가게로 승부하려는 방법 외에, 필사적으로 판매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날개 돋친 듯이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은 장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교육하는 사람은 ‘이유 불문하고 잘 가르치는 방법’을 찾으려고 작정해야 할 것이다. 학생을 기쁘게 하는 비법이 가득 담긴 ‘교육의 신’이 출판되어 ‘장사의 신’과 비교해가며 읽어보는 즐거움을 상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