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이 광복과 독립운동의 본질을 축소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며 사과 촉구

 

 

독립기념관 노동조합은 19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발표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기념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관장이 광복과 독립운동의 본질을 축소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김 관장이 광복을 연합국 승리의 선물로 표현한 대목에 대해 "광복은 단순히 강대국의 시혜로 주어진 결과가 아니라 40여 년간 이어진 항일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반영된 성과"라며 "이를 다양한 역사 해석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것은 세계 식민지 독립운동의 의미까지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943년 카이로 선언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치열한 외교 활동이 반영돼 한국 독립이 명시됐다"며 "광복을 선물로 치환하는 것은 독립정신을 희석시키는 발언"이라고 전했다.

또 "역사 해석의 다양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사의 가치를 수호하는 기관이며 독립운동과 무관하거나 이를 축소하는 관점까지 동등하게 다룰 수는 없다"며 "관장의 지위에서는 사적인 의견과 공적 책임을 분리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관장이 기념사에서 함석헌 선생 말씀과 윤봉길 의사의 유서를 인용하면서 정작 독립운동가들의 발언을 왜곡해 부분적으로 이용했다"며 "이는 독립운동사의 의미를 축소하고 친일·식민사관을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의 정체성을 훼손한 데 강력히 유감을 표하고 국민과 기념관 구성원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광복 80주년 경축식이 논란으로 얼룩진 것은 관장의 책임이며 관장은 즉각 역사 왜곡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천안=김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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