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지사가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돈 봉투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도지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압수수색은 충북도정 사상 최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1일 오전 9시 35분부터 도청과 지역 체육계 인사가 운영하는 건설사 등 6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6일 오전 지사실에서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으로부터 여비 명목으로 현금 5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날은 김 지사가 도내 기업 해외시장 진출, 돔구장 건립사업 벤치마킹 등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출장길에 오른 날이다.
경찰은 김 지사의 휴대전화와 집무실 출입기록, 지사실 출입 CCTV 영상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윤 회장이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과 250만원 씩 모아 김 지사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윤두영 협회장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 회장도 경찰에 휴대전화를 압수 당했다.
경찰은 김 지사의 출국 전날 저녁 윤현우 회장과 윤두영 협회장 사이의 통화내역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유선상으로 "반씩 나눠 500만원을 마련해 도청에 들어가 돈을 전달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윤현우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의 폭로로 공론화됐다. 지난달 퇴사한 해당 직원은 경찰과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김 지사의 출장 전후 도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도 살펴볼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경찰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윤 협회장은 "현찰이 없다고 해 윤 회장에게 250만원을 빌려준 사실은 있지만 윤 회장이 김 지사에게 줬는지는 모른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우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