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당선 이후 수많은 구설에 올랐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이번에는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의혹은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의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의 폭로로 드러나게 됐다. 해당 직원은 윤 회장이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과 돈을 모아 김 지사에게 여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전달했다며 경찰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통화 녹취 등을 입수한 경찰은 지난 21일 오전 9시 35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직 도지사를 상대로 진행된 압수수색은 김 지사가 충북도정 사상 최초다.

이후 김 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추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돈을 건넨 의혹을 받고있는 윤현우 회장과 윤두영 협회장 역시 "금품을 건넨 적 없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일부 통화내역에는 윤 회장과 윤 협회장이 "우리 둘이 두 개 반씩 해서 다섯 개 만들어드리자"는 등의 대화가 담겼다.

실제 윤 회장은 통화 바로 이튿날 도청을 방문해 김 지사를 만나기도 했다. 정황상으로는 충분한 의심이 되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아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의혹에 앞서 그간 김지사를 둘러싼 구설 대부분은 과거 행적보다는 당시 김 지사의 언행 또는 행동으로 일어났었다.

도지사 취임 전 내걸었던 현금성 복지공약은 취임 이후 사실상 규모가 축소돼 말 바꾸기 논란이 일었다. 취임 직후 차 없는 도청을 만들겠다며 별다른 대안 없이 직원들이 자차로 출근하지 못 하게 했었다가 큰 반발이 일자 슬그머니 취소했다. 

2023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일외교 논란이 일자 SNS에 '나는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고 글을 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격려차 방문한 충북학사 서서울관에서도 2700원짜리 학식을 먹는 학생들 옆에서 2만8000원짜리 식사를 하기도 했다.

오송참사와 관련해서도 사고 발생 5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을 방문하거나, "내가 현장에 갔어도 상황이 바뀔 것 없다"고 발언해 질타를 받았다. 참사 발생 이튿날에는 괴산 소유 땅 인근 정비공사를 발주하는 등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일삼았다.

최근에는 오송참사 2주기를 앞두고 "공직자들은 음주 등을 자제하자"고 추모기간을 선포해놓고 본인이 술자리를 가지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재임 기간 내내 이어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용비어천가도 논란이 됐다.

짧은 기간에 이토록 많은 구설에 오른 사람이 충북도정 역사상 있을까 싶다.

돈봉투 의혹 사건 결과가 어찌 나올지 모르지만, 김 지사는 더이상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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