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24일 오후 2시 52분(현지시간) 워싱턴 DC 동쪽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 2박 3일간의 방미(訪美) 일정을 시작했다.
공항에는 미국측에서 외국 정상 방미 영접을 맡는 의전장 모니카 크롤리를 대신한 애비게일 존스 부의전장(의전장 대행)과 조슈아 킴 미 공군 워싱턴 본부 선임 군종 장교가 영접을 나왔고, 우리측에서는 먼저 미국에 도착한 조현 외교부 장관, 이준호 주미국대사대리가 나왔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미 때눈 의전장이 영접했고, 2023년 윤석열 대통령 방미 때는 의전장과 함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이 영접을 나왔다.
공항 도착 행사를 마친 이대통령 부부는 워싱턴D.C. 콘래드 호텔로 이동, 오후 6시 30분에 열리는 재미동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 부부의 숙소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국빈방문 숙소로 제공됐던 백악관 부근 에 있는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가 아닌 백악관에서 다소 먼 곳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정오에 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낮 12시 15분(한국 시간 26일 오전 1시 15분)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인 6월 6일 한 차례 통화한 바 있다.
30분간 진행될 회담은 백악관 풀기자단에 전부 공개되며 두 정상의 모두 발언에 이어 취재진들과의 각본없는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오후 12시 45분에는 백악관 캐비닛룸으로 이동해 비공개 업무 오찬을 하며,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은 미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간 안보·통상 및 경제협력과 관련된 내용들이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이 한국에 요구하는 주한미군의 이동배치를 의미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의 한국의 역할 확대,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확대 등이 예상되는 주요 안건이다.
통상 및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지난달 말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조율, 미국산 쇠고기 쌀 등 농산물 수입 개방, 한국의 대미 투자 약정한 3500억 달러에 대한 운영권과 수익 배분, 제,원자력 주권 확보를 위한 핵 재처리 허용 등도 경제안보 분야의 관심 안건으로 거론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D.C.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진행한 약 50분간의 기자 간담회에서 "국제 통상·외교·안보 환경이 자국 중심으로 변화해 우리 입지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라며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한 시장 개방 요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일단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며, 동시에 실용적으로 다른 국가와도 협력해야 한다"라고 답하기도 했으며, 한미동맹 현대화와 관련해서는 "유연화에 대한 요구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로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한국을 향해 미국과 중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미국의 입장과는 결이 다른 것이어서 이러한 이 대통령의 의견 표명이 있을 경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번 미국 방문의 성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득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