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한국산학연협회장

필자는 교회를 가끔 나간다. 1년에 두 세번 간다. 그에 비해 집사람은 교회에서 산다. 새벽기도부터 교회가 인생의 전부 같다. 목사님께서 자주 심방 오시면 좋을 것 같다. 오실 때마다 집이 반짝 반짝 거린다. 가정마다 예배 총량의 법칙이 있다면 우리 집은 내가 교회 안 가도 점수가 상위 3%안에 들것 같다. 그렇게 교회 안 가는 나이지만 찬송은 참 좋아한다. 나직이 부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좋아하는 찬양 중에 '감사의 찬송'이라는 곡이 있다. "응답하는 기도 감사, 거절하신 것 감사",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감사", "향기로운 봄날에 감사, 외로운 가을날 감사" 이 가사들을 접할 때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사랑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내 신앙이 커지면 이 가사들이 다음과 같이 바뀔 것 같다.  "응답하는 기도 감사, 거절하신 것 더 감사",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더 감사", "향기로운 봄날에 감사, 외로운 가을날 더 감사"

글 잘 쓰시기로 유명하신 곽봉호의원께서 보내주신 글이 오늘따라 눈에 들어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랜 시간 사막을 여행하고 돌아온 여행가에게 기자들이 물었다.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입니까? 강렬한 햇빛인가요?" 여행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족한 물인가요?"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분인가요?" "험한 고생인가요?" "긴 밤의 추위가 힘들었나요?" 여행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런 것은 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저를 괴롭혔던 것은 신발 속의 작은 모래 알갱이였습니다. 도무지 빠지지를 않더군요" 밤을 지새우게 하는 고민거리는 알고 보면 아주 작은 원인에서 생겨납니다. 

충분히 동의가 가는 내용이다. 우리네 국민들도 같다. 우리들은 작은 것에 고민하고 또 역으로 감격한다. 요즘 이 대통령의 말씀 하나 하나가 마음을 찌른다. 작은 것 같지만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곽의원이 보내주신 글을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한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하고 너그러움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은 정은 사람을 감동케 합니다. 분별은 차가운 머리로 해야 하지만 사람을 품는 것은 따뜻한 마음으로 해야 하지요. 길은 혹여 잃어버려도 벗은 잃어버리지 마세요." 나부터 이리 살고자 다짐해 보는 글 내용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잘 해주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칼로 찔러도 가까우니 깊게 찔린다. 가까울수록 잘 대해주자. 

나도 올해 믿었던 사람에게 깊이 찔렸다. 용서가 안 될 정도로. 그러나 용서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든다. 차마 죽일 수도 없고...용서 안 해봐야 내 속만 뒤집히고... 길은 혹여 잃어버려도 벗은 잃어버리지 않는 삶을 살고자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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