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과 우려 속에 출국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당초 우려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 방미를 수행한 대통령실 3실장(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은 정상회담후 합동 브리핑을 열어 공동성명서를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경제·동맹·총분야 개척 등 3가지 영역에서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둔 회담이었다고 총평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25일(현지시간) 오후 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오찬 대화 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오늘 회담은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후 브리핑을 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전사다",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등의 말로 여러 사람 앞에서 여러 차례 친밀감을 강조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올 가을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태경제협력체) 회의에 초청하면서, 가능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권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다"라고 평하면서 이 대통령의 제안을 여러 차례 치켜세웠다고 회담 현장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회담 시작 전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초 한미정상회담 날짜가 결정된 후 준비 기간 내내 걱정과 긴장감이 대통실을 압도했다.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한 한 후 회담이 시작되기 직전인 이날 오전 9시 20분께 트럼프 대통령이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라고 올린 글이 알려지자 우려는 극대화됐다. 

국내 정치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처럼 회담 도중 백악관에서 쫓겨나는 꼴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에 이어 강훈식 비서실장까지 이 대통령의 방미 길에 동행한 것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회담장 분위기를 반전시킨데는 이 대통령이 방미 길에 먼저 일본에 들러 기시다 일본수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의 회복과 협력을 다짐한 것도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겨냥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기획됐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이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들로 평가된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농산물 시장 개방을 방어했고, 주한미군 이동배치를 의미하는 동맹의 현대화 요구에 대해서도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원자력 분야에서의 의미있는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강하게 맞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당근과 채찍' 전술을 사용했다면, 우리나라는 양보하되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킨다'는 입장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한국이 관세협상에서 약속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에 대한 세부적 이행 계획서를 제시하기로 했으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해서는 안건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위비 증액은 미국측 요구에 앞서 이 대통령이 먼저 거론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미국산 무기 구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이지만, 주변 국가들의 도발을 격퇴하기 위한 국방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 우리 측 입장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 업체들이 미국 조선업을 부흥시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조선업 뿐 아니라 다른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한국이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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