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한국이 제안한 '마스가(MADGA·Make American Shipping Great Again,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상징하는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뒤 귀국했다.
지난 25일 워싱턴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26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ㄷ'자 형태로 앉은 양국 정상과 관계자 20여 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이어진 비공개 오찬까지 모두 약 2시간 20분간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고, 현지 취재 언론도 대체로 긍정적 분위기를 전했지만, 회담 전후로 뒷말도 적지 않았다. 회담 불과 3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 이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맞이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회담 내내 민감한 주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회담 자리에서 기자가 '한국 검찰의 주한미군 기지 압수수색과 수사진의 기독교 교회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말하겠다"며 답변을 이 대통령에게 넘겼다. 회담 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 정상 간 신뢰와 호감이 높아졌다"며 성과를 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주고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전 강경한 글을 올린 직후 곧바로 환대로 태세를 전환한 점, 이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배웅에 나서지 않은 점 등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대통령실의 3실장 전원이 동행하고,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일본 방문을 건너뛰고 서둘러 워싱턴에 합류한 배경 역시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무엇보다 공동선언문이나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점을 의아해한다. 특히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금 인상, 3500억 달러 투자금 운용 문제, 농수산물 수입 개방, 핵재처리 협상 등 핵심 의제가 모두 불투명한 상태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야당 국민의힘은 27일 논평을 내고 "지금은 회담을 성공이라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라며 "향후 실무 협상에서 국익을 지켜내야 한다. 국민의힘은 철저히 감시하고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이득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