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봉쇄작전으로 적 보급로 차단
창린도 탈환, 치열한 해상전의 주역
무공훈장에 새겨진 바다의 용기
서해의 물결 위에서 나라를 지켜낸 이름, 한문식 대령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이 9월 '영웅 스토리'로 소개한 그는 한국 해군의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전쟁 영웅이다.
1927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 직후 해방병단에 입대해 거친 바다를 무대로 살아갔다. 1950년 여름, 전황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서해안 봉쇄작전을 지휘하며 적의 발동선과 화물선을 가차 없이 격침시켰다. 이는 짧은 충돌이 아니라, 보급선을 끊어내며 전황을 뒤흔든 결정적 국면이었다.
1952년 창린도 전투에서도 그의 결단은 빛났다. 적 300여 명에게 점령당한 섬을 되찾기 위해 그는 금강산함을 이끌고 영국 해군과 미 해군 전투기까지 연합 작전을 펼쳤다. 새벽녘, 유격군 140명을 직접 상륙시키며 포격과 폭격을 지휘했고, 결국 84고지를 탈환하며 적군을 대거 제압했다. 그 순간, 서해는 다시금 아군의 바다가 됐다.
전투의 최전선뿐 아니라 휴전 협상이 이어지던 시기에도 그는 방심하지 않았다. 서해안 곳곳에 포대를 세우고 경비를 강화해 적의 재침투를 단단히 막아냈다. 국가가 흔들릴 때마다 그는 파도와 함께 버텨낸 방파제였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인정해 충무무공훈장과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그러나 훈장보다 값진 것은, 오늘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기억한다.
국립대전현충원 관계자는 "한문식 대령의 용기는 전투의 기록을 초월해 대한민국 해군의 초석을 세운 살아 있는 역사"라며, "그의 이름이 세대를 이어 오래도록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9월 '영웅 스토리'는 국립대전현충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