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엔트로피 합금 기반 신소재 기술 확보
1300도 환경에서도 안정성 입증
항공·우주·방위산업 핵심 적용 기대
극한의 열을 뚫고도 흔들림 없는 코팅 기술이 대전에서 탄생했다.
국립한밭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준식 교수 연구팀이 1300도의 고온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나노 결정립 코팅층 개발에 성공하며, 차세대 항공·우주·방위산업의 판을 바꿀 신기술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성과의 중심에는 고엔트로피 합금이 있다. 연구팀은 TiTaNbMoZr 합금을 기반으로 실리콘과 보론을 확산시켜 3차원 이중 코팅을 구현했고, 그 결과 고온에서 가장 안정적인 세 가지 화합물(실리콘·보론·실리콘-보론)로 이루어진 나노 결정립 코팅층을 얻었다.
실험은 극한 환경을 그대로 재현했다. 1300도 대기 조건에서 20시간 이상 코팅층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얇은 산화막만 형성하며 강한 내구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고온 부품의 수명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적 성과로, 전투기 엔진이나 우주 발사체 같은 첨단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응용이 가능하다.
박준식 교수는 "3년 넘게 수많은 실험과 도전을 거듭한 끝에 초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코팅층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고엔트로피 합금은 여러 원소가 결합하면서 예상치 못한 성능을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 이번 연구 성과도 그러한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전했다.
연구에는 한밭대 대학원생 오정석, 박지니, 김선진, 최지성씨와 세종대 홍성환 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신재홍·김택수 박사가 함께 참여해 조직 분석과 계면 설계, 반응 계산 등을 담당했다.
연구 논문은 소재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Materials Research and Technology에 지난 8월 30일 자에 실리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