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보며] 정연길 행정학 박사·전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무궁화는 한번 심으면 병충해에 강하고, 여름내내 매일 새로 꽃이 피기 때문에 우리민족의 끈질김과 불굴의 정신을 상징하기도 하고, 무궁(無窮)이라는 이름처럼 영원히 이어지는 번영을 바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무궁화는 삼국시대부터 문학과 기록에도 있으며,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 상징으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애국가의 가사말은 항일정신과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했으며, 광복후 국화지정과정에서 국화, 난초, 장미 등 후보가 있었지만 무궁화가 역사성과 민족적 애정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점에서 1984년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의 국화로 선포되었다. 무궁화는 태극기와 함께 나라사랑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회원여러분! 오늘 8월 8일은 배달민족인 대한민국이자 내 조국의 나라 꽃인 ‘무궁화 꽃의 날’입니다. 무궁화 사랑을 통하여 우리 민족이 다시 깨어나는 나라사랑으로 ‘하나’가 됩시다” 라는 글이 테니스 클럽 회원방에 올라왔다.

그날 카톡방에는 “오늘이 '무궁화의 날'이라고 상리 마을에서 손수 가꾸신 백단심(白丹心)의 국화(國花)를 최교수께서 가져 오셨다. 일편단심 나라사랑하시는 그 마음을 존경합니다.” “8월 8일의 8자를 옆으로 뉘면 무한대 ∞와 같아서 무궁(無窮)의 뜻과 상통해서 오늘을 무궁화의 날로 정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태극기 사랑, 무궁화 사랑이 애국심의 기본이며 대한민국이라는 조국과 민족을 생각하게 한다.” 라는 많은 댓글을 읽으면서 한결같이 무궁화와 나라사랑, 즉 애국심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8월 8일이 무궁화 꽃의 날인 것도 생소하게 들렸지만 무궁화를 통해서 나라사랑을 주장한 그 동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주교육대학교에서 정년 퇴임을 하시고 92세의 연세에도 테니스도 즐기면서 상리에 살고 계시는 최병문 교수님가 함께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최교수님은 우리민족은 우수한 민족이기에 대한민국은 영원히 발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말씀과 함께 최근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각을 세우고 정쟁(政爭)만 일삼는 정치인을 보면 한국정치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의 극한 대립을 극복하는 길,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무궁화를 소중하게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최근 3년전부터 최교수님은 무궁화를 널리 알리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청주시 율량동에 있는 율봉근린공원에 무궁화 동산을 만들어 보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청주시 관련부서에 전달하고 긍정적인 답변까지 얻었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광복한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나라의 꽃인 무궁화를 통하여 조국과 민족이 끝없이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노교수의 간절한 바램과 함께 율봉근린공원에 무궁화 꽃이 만발하는 그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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