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중심은 조합원입니다”
‘사람·지역·농업’을 잇는 신뢰의 리더십
행정력과 지역 애로 남제천농협 혁신 견인
대통령표창·총화상·업적평가 1위 등 전국 최고 농협으로 도약
충북 제천의 청정 자연과 함께 성장한 남제천농협. 척박한 산간지형, 고령화된 농촌, 갈수록 어려워지는 유통환경 속에서 남제천농협은 최근 몇 년 사이 괄목할 만한 성과로 전국 농협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류승인 조합장이 있다. 제천시 공무원 출신인 그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6년간 남제천농협을 이끌고 있다. 특히 경제·신용사업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며 상호금융 여수신 통합 4000억원 달성, 경제사업 381억원 돌파, 종합업적평가 5년 연속 수상, 상호금융대상 최우수상, 농협 최고 권위 ‘총화상’과 대통령 표창 등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도 류 조합장은 “모든 성과는 조합원과 임직원의 헌신 덕분”이라고 말한다. 화려한 외형보다 ‘조합원 중심’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6년, 함께 도전하고 함께 이뤄낸 시간
“지난 6년은 도전과 혁신의 연속이었습니다. 급변하는 농업환경 속에서도 조합원과 함께 성장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로 지금의 남제천농협이 있습니다.”
류 조합장은 조합장에 취임한 2019년부터 농협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균형이었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조합원 실익을 우선시하는 경영철학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
결과는 눈부신 실적으로 드러났다. 신용사업 예수금은 58.8%, 대출금은 56.7% 성장했고, 경제사업도 37.1% 성장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신용사업이 농협의 안정성을 높였다면, 경제사업은 조합원의 삶을 바꾸는 힘이었다. 이 같은 균형 성장은 지속 가능한 농협의 원동력이 됐다.
생약재 79억 재고, 끝까지 책임졌다
류 조합장의 위기 대응 리더십은 생약재 처분 사례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2019년 조합장으로 취임하자마자 5품목, 520t에 달하는 생약재 재고(당시 시가 약 79억원)를 떠안는 상황에 직면했다. 장기 보관으로 품질 저하와 가격 하락이 우려됐고 매입은 이미 완료된 상태라 자칫 조합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폭탄 재고였다.
“피할 수도 없었고, 미룰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조합이 책임져야 했습니다.”
류 조합장은 생약재 처리를 위한 TF팀을 즉시 구성하고 마케팅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동시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중심으로 약용작물의 세척·건조·절단·소포장 등 상품화 체계를 구축했다. 원물 출하 및 가공 상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국내 굴지의 생약재 취급 전문기업들과 잇따라 MOU를 체결하고 전국 약초유통망과 연계한 유통망을 확보했다. 결국, 3년에 걸쳐 생약재 전량을 안정적으로 처분하며 조합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79억원짜리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조합원 자산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했고 끝까지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조합원이 믿고 맡기는 농협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가 우선입니다.”
공직 경험, 농협 경영에 날개 달다
류 조합장은 27년간 제천시 공직자로 일한 ‘행정전문가’ 출신이다. 예산, 기획, 대외협력 분야에서 쌓은 경험은 농협 운영에 강력한 무기가 됐다.
“행정은 조직의 효율과 투명성, 소통의 중요성을 가르쳐줬습니다. 농협에서도 그 원칙을 지켰습니다. 철저한 예산 집행과 실적 관리, 조합원과의 소통, 대외 파트너십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특히 명예 홍보 이사제 도입, 대외 업무추진 활성화, OJT(On-the-Job Training) 강화 등을 통해 조직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높였다. 현장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은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실천으로 이어졌다.
경제·신용을 함께 키운 조합, 전국 최고로 성장
남제천농협은 이제 명실상부 전국 최고 수준의 농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1년 상호금융대상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2022년과 2023년에는 종합업적평가에서 농촌형 13그룹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23년에는 농협 최고의 영예인 ‘총화상’과 대통령 표창을 동시에 받으며 위상을 공고히 했고, 2024년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까지 수상하며 매년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총화상은 조직문화, 업무성과, 대외신뢰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상입니다. 우리 조합의 모든 임직원이 하나 된 결과라 더 자랑스럽습니다.”
성과의 중심에는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가 있다.
류 조합장은 덕산면 도전리에 유통센터를 건립하며 ‘생산 이후의 전 과정을 농협이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선별, 포장, 저장, 출하, 홍보까지 농협이 직접 나서면서 농민은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서울 가락공판장, 생약 가공업체 등과의 유통 협약으로 실질적인 판로도 확보했다. 2023년에는 ‘제천 의림지쌀’을 몽골에 40t을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농협이 복지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류 조합장의 가장 큰 자부심은 조합원 복지다. 그는 “농협의 수익은 조합원에게 되돌아가야 한다”는 철학을 실천에 옮겼다.
남제천농협은 지난 6년간 경로당 유류비 9000만원 지원(77개소), 무상 건강검진 2000명, 대학생 장학금 1억2000만원, 게이트볼 대회,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사업 등 다양한 환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농촌 고령화, 인구감소 속에서 복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의료·건강·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농협이 돼야 합니다.”
이 같은 공로는 범농협 사회공헌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전국 농·축협, 계열사 중 사회공헌 활동이 가장 우수한 기관에만 주어지는 상이다.
조합원 2000명, 더 강한 공동체로
남제천농협은 현재 조합원 수가 2000명을 넘어선 중형 농협이다.
류 조합장은 “규모가 커질수록 조직의 결속력이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총회 외에도 현장 간담회, 영농상담소 운영, 청년·여성 조합원 육성 등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귀농·귀촌인도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농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도 농협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는 앞으로 조합원 간 유대와 결속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 세대 육성에도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경제사업 500억, 금융자산 5000억… 미래농협으로 도약
류 조합장은 ‘경제사업 500억원 시대’와 ‘금융자산 5000억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세우고 있다.
“수익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규모를 키우되 안정성과 신뢰를 지키며 가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농산물 유통 효율화 구매사업 품목 다변화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6차 산업화 모델 구축을 통해 체험·가공·관광이 융합된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청풍호, 월악산, 옥순봉 등 제천 대표 관광지가 농협 담당 지역에 있는 만큼, 지역 관광과 농업을 연결한 융복합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농협은 농민이 만든 조직… 초심 끝까지 지켜야”
류승인 조합장은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감사와 변함없는 다짐의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 남제천농협이 이만큼 성장하고 신뢰받는 조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오롯이 조합원 여러분의 지지와 임직원 여러분의 땀 덕분입니다. 저는 단지 그분들의 뜻을 모아 방향을 설정하고, 함께 걸어갈 길을 마련했을 뿐입니다. 진짜 주인은 바로 조합원입니다.”
그는 조합장이자 행정가, 그리고 지역의 일원으로서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초심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농협은 농민이 만든 조직이고, 농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조직입니다. 그 초심을 잊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남제천농협은 단순히 금융거래하는 곳이 아닌 조합원의 삶을 돌보고 지역의 가치를 높이며, 농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늘 농민 편에 서는 조합장, 지역과 함께 걷는 농협으로 남겠습니다.” /김재옥기자

